6회까지는 퍼펙트 피칭, 3연속 홈런+시즌 2승은 베이브 루스 이후 97년만의 대기록
[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4, 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어놓았다. 투타 겸업을 하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타자로 3게임 연속 홈런을 치더니 곧이어 투수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오타니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무실점 호투했다. 에인절스는 6-1로 승리를 거뒀고 오타니는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2승을 챙겼다.

   
▲ 사진=LA 에인절스 공식 인스타그램


더군다나 이날 오타니는 6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그야말로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활약을 펼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치고 투수로 2승 이상 올린 것은 '전설' 베이브 루스가 1921년 기록한 이후 97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에 메이저리그를 농락하고 있는 셈이다.

오타니는 최고 100마일(약 161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주무기 스플리터로 오클랜드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잠재웠다. 지난 2일 투수 데뷔전에서 역시 오클랜드를 상대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는 오타니는 투수로 2연승을 거뒀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4.50에서 2.08로 끌어내렸다.

이런 오타니의 호투가 타자로 출전했던 5~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 7일 오클랜드전 3경기 연속 홈런 직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오타니가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투타 겸업을 선언했을 때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그는 실력으로 이런 우려를 잠재우며 투타 모두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고 있다.

오타니는 6회까지 삼진 퍼레이드를 곁들여 오클랜드 타선을 완전히 제압했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오타니의 위력적인 구위에 헛스윙을 하거나 맥없이 범타로 물러났다.

퍼펙트 게임이 기대될 정도로 완벽한 피칭을 이어가돈 오타니는 7회초 1사 후 세이먼에게 첫 안타를 맞고 대기록이 깨졌다. 이에 잠시 흔들리며 로우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사 1, 2루로 몰렸다.

그래도 오타니는 금새 안정을 되찾고 데이비스를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한 뒤 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7회까지 투구수가 91개밖에 안돼 완봉승 욕심을 내볼 만도 했지만 오타니는 타자까지 소화해야 하는 귀하신 몸이라 8회 들면서 교체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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