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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논란 계속되는데 교육부는 '뒷짐'
고교 2년생·학부모 혼란…2020학년도 대입 전형 확정해야 하는 대학들 재검토 들어가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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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09 13: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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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교육부가 지난 10년간 수시 확대 기조였던 입시정책에 역행하는 '대입 정시 확대' 전화요청 논란과 관련해 "더 이상 추가적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현장의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공식 절차를 건너뛴 채 대학 자율성을 무시하고 압박했다는 입장과, 수능 최저기준 폐지를 권고한 교육부가 단 며칠 만에 정반대로 읽히는 정시 확대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일관성을 잃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9∼30일 이화여대·경희대·중앙대 등 3개 대학 총장에게 전화해 "정시모집 비율이 낮아져 학생 학부모 불만이 많다"면서 2020학년도 입시에 정시 모집을 늘릴 수 있는지 문의했다.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지난 6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대학의 자율적 영역이지만 수시-정시 모집비율이 급격히 차이나는 상황이 생겨 구두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해명했지만, 엇갈린 신호를 내놓은 졸속행정에 고2 예비수험생들만 피해 입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교 및 학원 현장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중심으로 수시모집 확대를 줄곧 추진했던 교육부가 입학전형계획 마감을 코앞에 두고 입시 기조를 뒤흔든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교조 또한 지난 5일 "종합적 전망 제시나 앞뒤 맥락에 대한 설명도 없이 수능최저기준 폐지, 정시 확대를 요구해 혼란과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정시 확대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고 중요한 정책 기조를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수능 영향력 감소와 학종 확대가 김상곤 장관의 기본 입장이었고 교육부가 이와 관련해 지난달 6일 수시모집으로 수능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을 발표했다는 점을 들며 일각에서는 '김상곤 패싱' 논란도 일어났다.

   
▲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9∼30일 이화여대·경희대·중앙대 등 3개 대학 총장에게 전화해 "정시모집 비율이 낮아져 학생 불만이 많다"며 2020학년도 입시에 정시모집을 늘릴 수 있는지 문의했다. 사진은 2017년 11월16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학교에서 자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 지원금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커 기존 틀을 유지한다는 학교들이 언제 방향을 바꿀지 미지수라고 관측했다.

또한 박 차관이 일부 대학들에게 문의전화를 돌린 후 '당국의 정시 확대 목표치가 30% 선'이라는 대학 관계자들 말까지 흘러나와 혼선이 불거졌다.

내년도 주요 대학들의 정시 선발인원 비율은 고려대(15.8%)·성균관대(21.0%)·이화여대(22.9%)·경희대(29.3%)·연세대(29.5%)·한양대(30.3%) 등이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달 말까지 2020학년도 대입 전형을 확정해 제출할 예정이었던 대부분의 대학들은 제출기한을 늦추고 전형안 손질에 들어갔다.

연세대·서강대는 교육부 요청에 부합해 정시모집 인원을 각각 125·153명 늘리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서울대와 고려대는 일단 기존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이에 대해 8월 대입개편안 발표 후 재검토할 방침이고 성균관대·경희대·중앙대·한양대·한국외대 등은 정시 확대 검토에 들어갔다.

중앙대·동국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대신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고 성균관대·한국외대는 논술전형을 유지하면서 각각 정원외·학생부교과 전형을 폐지할 방침이다. 경희대는 이미 논술 전형에 적용된다는 이유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정시 모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교육계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는 최소 3년 전에 입시정책 방향을 정해 예비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겠다는 이른바 '3년 예고제'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큰 틀의 원칙을 스스로 깼다는 점에서 '정시 확대 요청' 요청에 따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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