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영국 수상직을 3차례 역임하며 ‘영국병’에 찌든 영국을 시장경제국가로 살려낸 마가렛 대처. 그녀는 ‘대처리즘’이라 불리는 ‘친시장’ 정책을 통해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정치 지도자다.

한국 정부 역시 대처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고려대학교는 1992년 9월 그녀에게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며 ‘대처리즘’에 대한 강연을 부탁한다. 당시 대처는 한국을 방문해  ‘대처리즘에 관하여: 이념과 실제’라는 주제로 ‘인촌기념강연’을 했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마가렛 대처, 시장경제로 영국병을 치유하다(살림출판사, 2007)’라는 저서를 통해 대처가 남긴 메시지를 정리했다. 26여년인 흐른 지금, 대처가 우리 사회에 남긴 화두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녀는 강연을 통해 “내 믿음의 뿌리에는 자유가 도덕의 본질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개인은 타고난 재능과 능력이 있는데 국가가 이들 개인 스스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에 대해서도 그녀의 생각은 명확했다. 대처는 “영국은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며 “법인세를 줄이고, 어떤 조세는 폐지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법 위에 노조지도자들이 군림하게 만든 노동조합의 특권을 폐지했다”고 소개했다.

   
▲ 마가렛 대처./사진=SBS CNBC 캡쳐


1970년대 영국은 노조에 의해 모든 것이 좌우되는 ‘노조공화국’이었다. 대처는 이런 상태에선 기업이 바로 설 수 없다고 판단, 1979년 치러진 총선거에서 “불법적인 노조파업을 법과 원칙으로 다스리겠다”고 선언한다.

그 후 그녀는 집권 11년 반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고용법과 노동관계법 제정 및 개정을 통해 ‘노조 파워’를 무력화시켰다. 이 과정에는 철저하게 ‘법과 원칙’이 적용됐다. 대처의 과감한 노동개혁은 영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미국만큼 높은 나라로 만들었다.

1985년 노조 조직률은 50.5%에 달했는데 2000년에는 29.5%로 줄어들게 된다. 박동운 명예교수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를 다스린 대처의 ‘노조파워 무력화 정책’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마거렛 대처는 세계 역사를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바꿔놓은 정치지도자”라며 “한국이 반시장경제 쪽으로 기울어져 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대처리즘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어제(8일)는 마가렛 대처가 서거한지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노조가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요즘, ‘시장경제’로 ‘한국병’을 치료해 줄 마가렛 대처의 리더십이 요원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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