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여야가 방송법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서도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당은 금융개혁을 좌초시키려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반면 야당은 청와대를 향해 김 원장의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형사고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장은 (해외) 출장 이후 한국거래소 지주사 관련 법안에 반대했고 대외정책경제연구원의 유럽사무소 신설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소신있고 깐깐한 원칙주의자"라고 엄호했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도 확인한 바 (피감기관에) 특혜를 제공한 바 없다"며 "김 원장이 사과를 한 마당에 야당이 계속 무리한 정치공세를 이어가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피감기관에) 혜택은커녕 불이익을 줬는데 어떻게 로비라고 할 수 있느냐"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청문회 과정처럼 김기식 원장의 취임이 불편해하는 이들이 (김 원장을) 낙마시키고 금융개혁을 좌초하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원의 해외시찰 관행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고 여야도 남탓을 할 수 없다"며 "김영란법 이후 전반적인 상황을 공개하고 제도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갑질과 삥뜯기의 달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도 없다'는 황당무계한 변명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블랙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겨냥 "청와대는 임명 철회는 없다며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오만방자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감독 기관 수장으로 갑질과 삥뜯기 달인을 앉히는 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의 인사냐. 대통령이 직접 답변해보라"고 따져물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의 '김기식 지키기'가 눈물겹다"며 "봇물터진 국민들의 사퇴요구를 개혁저항 세력의 음모로 둔갑시키며 상습적인 음모론까지 펴고 있다"고 가세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김 원장이) 로비를 받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뇌물죄가 되지도 않고 어떤 비난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대한민국 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헌적 견해이고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금감원장 외유에 대해 국회 관행이라고 지적했다는데 국회의원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형사고발뿐만 아니라 이 사람이 해임되고 사법처리 받을 때까지 (바른미래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끝까지 따져달라"고 주문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 원장에 대해 "적폐의 전형"이라며 "정부 여당이 감쌀 일이 아니고, 적폐 청산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청와대는 지명 철회하고, 검찰은 직권남용이 되지 않는지 법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또 민주당 일각에서 과거 관행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 "이것이 관행이면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특활비를 가져다 쓴 것도 관행이냐"며 "김 원장은 부정부패 단체 퇴출 운동을 주도했고, 김영란법 입법도 주도했다. 그래서 더 가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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