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을 놓고 여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상임위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해외 출장을 간 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한국당은 즉각 공무와 외유는 구분해야 한다며 반박 논평을 내는 등 양측은 종일 '김기식 논란'을 고리로 거친 공방을 벌였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기식 흠집내기'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김 원내대표 역시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공항공사를 통해 '나홀로 출장'과 '보좌진 대동 출장'을 갔었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항공사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김 원내대표는 2015년 2월 3∼8일과 같은 해 12월13∼18일 미국과 캐나다로 출장을 떠났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었고, 출장비는 국토위 피감기관인 공항공사에서 댔다.

2월 출장에는 김 원내대표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공항안전환경과장, 공항공사 부사장과 자문관이 동행했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의장 및 사무총장 면담과 스미스소니언 항공박물관의 우드바헤이지센터와 항공우주박물관 방문이 공식 세부일정이었다.

김 원내대표의 출장비용은 항공료 등 포함해 1160만원으로 집계됐다.

12월 출장에는 김 원내대표와 보좌관, 국토부 항공정책관과 공항안전환경과장, 공항공사 미래창조사업본부장 등이 동행했고, ICAO 의장 면담과 스미스소니언 항공박물관 방문이 공식 세부일정이었다.

이 출장에선 김 원내대표 보좌관의 출장비용 330만원을 공항공사에서 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제 원내대변인은 "김 원장에 대한 비난의 기준으로 보자면 최소한 김 원내대표야말로 피감기관을 통한 해외출장이었고, 갑질의 최정점에 있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면서 "김 원장의 허물을 방패 삼아 산적한 4월 임시국회 전체를 공전시키는 행위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적절한 처신인지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 원장 출장 논란으로 촉발된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에 대해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미안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받아쳤다.

신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출장은 김 원장의 출장처럼 피감기관을 앞세운 '나 홀로 외유성 출장'이 아니라 ICAO와 공항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를 협의하고 국토부 숙원사업인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을 위한 출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출장경비 또한 2015년 2월의 4박 6일 ICAO 출장의 경우 국토부와 공항공사의 출장단에 포함돼 책정된 사항이었으며, 2015년 12월의 3박 5일 ICAO 출장은 국회사무처 국제국 경비를 통한 공무출장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임기를 불과 열흘 남겨두고 7박 8일간 정치자금 '땡처리 외유'를 한 경우와 비교하는 것은 저열한 물타기 작태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우리 당이 제기한 '김기식 의혹'에 한점 오류가 있다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변인은 “김기식의 흠결을 반성하고 사과하기는 커녕 물귀신 작전으로 물고 늘어지려는 민주당의 청와대 심부름센터 다운 행동이 애처로울 뿐”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악화일로를 걷는 민심이 두렵다면 김기식을 해임하는 정도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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