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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 시대 진정한 '올드보이' 이야기…조용필
승인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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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12 1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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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석명 기자] 최근 '올드보이'란 말이 자주 들려온다. 

좋아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떠올리게 됐지만 정작 이 말을 많이 쓴 곳은 정치판이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왕년에 한 가닥 했던 老 정객 몇몇이 후보로 나서자 '올드보이'란 말이, 단지 어감이나 연상되는 이미지 때문에 화제가 되고 논란도 됐다. 정치판 얘기는 이 글 끝에서 다시 하기로 하고…

   
▲ 사진=영화 '올드보이' 포스터


스포츠 쪽에서 올드보이 소리를 들을 만했던 유명 지도자들이 있었다. 축구의 박종환(80) 감독, 야구의 김응용(77)·김성근(76) 감독 등이다. 화려한 지도자 경력의 이들은 꽤 고령의 나이에 감독직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기적을 일궈냈던 박종환 감독은 이후 일화천마, 대구FC 감독을 거쳤고 1990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내기도 했다. 현장을 떠났던 박종환 감독은 2013년 말 친정팀이라 할 수 있는 성남FC(전신 일화천마)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이듬해 시즌 초반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강압적인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과 갈등이 원인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장기 침체를 겪자 김응용, 김성근 등 노장 감독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를 이끌며 우승제조기로 불렸고, 삼성 라이온즈로 옮겨서도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어준 김응용 감독이었다. 삼성 구단 사장까지 지냈던 김 감독은 한화의 콜을 받고 2013~2014시즌 지휘봉을 휘둘렀으나 팀을 포스트시즌에도 올려놓지 못했다. 

약팀을 맡아 강팀으로 변모시키는 데 일가견을 보인 김성근 감독은 SK 와이번스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야신' 칭호까지 얻었다. 이런 김성근 감독도 김응용 감독의 뒤를 이어 2015시즌부터 한화를 맡았으나 부진한 성적 및 구단과의 갈등으로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017년 시즌 도중 물러났다.

'올드보이'의 실패 사례만 언급하니, 어느 정치가의 말처럼 노인 폄하를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겠다. 그럴 의도는 전혀 없으며, 당연히 성공한 '올드보이'도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77)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터줏대감 같았던 토미 라소다(91) 전 감독은 오랜 기간 사령탑을 지키며 팀을 명문으로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에서 지도력을 발휘했던 김인식(71)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을 세 차례나 맡아 좋은 성적을 내며 대한민국 야구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67) 감독 사례도 있다. 오랜 국가대표 감독 경력의 박기원 감독은 2016년 대한항공을 맡아 이번 2017~2017시즌 팀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올려놓았다. 젊은 감독들이 주류를 이룬 프로배구판에서 노장의 무르익은 지도력이 깜짝 놀랄 성과를 이룬 것이다.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 이 시대 진정한 '올드보이'로 가수 조용필(68)을 꼽아본다. 

조용필은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가왕'이란 수식어가 오히려 부족할 정도로 조용필은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수없이 많은 히트곡을 발표해왔고, 시대를 반영하거나 앞서가는 음악을 꾸준히 해왔다.

단순히 히트곡이 많다고, 나이가 많다고 조용필을 진정한 올드보이로 추켜세우는 것은 아니다.

5년 전인 2013년, 그러니까 조용필이 63세 때 발표한 '바운스'라는 곡이 있다. '바운스'를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그대가 돌아서면 두 눈이 마주칠까 심장이 Bounce Bounce~' 이 가사를 기억하는가. 할아버지 나이가 된 조용필이 신곡이라고 내놓은 노래의 가사다. 대중가요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을, 젊은 감각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리듬에 실어, 환갑을 훨씬 넘긴 가수가 노래하는데, 듣고 있으니 그야말로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했다. '아, 조용필은 진정한 가왕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조용필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데뷔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전국 투어 공연에 나선다고 한다. 5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를 시작으로 대구, 광주, 의정부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 준비로 바쁜 와중에 조용필은 얼마 전 평양에도 다녀왔다. 남북 정상 회담을 앞두고 성사된 우리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대표 가수 조용필이 빠질 수는 없었다. 조용필은 50주년 공연 준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후두염까지 앓으면서도 연습에 심혈을 기울이고 무대에 올라서는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장황하게 조용필 얘기를 늘어놓은 것은, '올드보이'의 하나의 지표가 될 것 같아서이다.

100세 시대에 60~70대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뿐일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건 '올드보이'들이 경륜에서 우러나는 전문적인 식견으로 젊은 세대들의 모범이 될 만한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실패한 '올드보이'들은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급격한 시대 발전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적응 못하거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한 것은 아닐까, '내가 이만큼 쌓아왔는데' 하는 아집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았을까, 혹은 만사형통의 키워드가 된 '소통'에 소홀하지 않았을까.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다시 조용필이다. 조용필은 새로운 음악 트렌드를 좇아가는 데 주저한 것 같지 않다. 음악적 유연성으로 아집이 생기는 것을 스스로 경계해온 것 같다. 무엇보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데만 온통 초점을 맞춰온 듯하다. 조용필은 이렇게 영원한 '젊은 오빠'가 됐다.

돌고 돌아 다시 정치판 얘기. '올드보이'를 세간의 화제로 소환시킨 한 노 정객은 선거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저 스스로 용기와 열정이라든지 혁신, 도전이라는 점에서 (40대 때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는 "오랜 친구 올드보이"라고 '올드보이'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화법을 구사했다.

표심을 의식한 미사여구가 아니기를. 물론 '올드보이'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들이 하겠지만.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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