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를 대상으로 갑질 및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재계에서도 조 전무의 갑질 논란에 대해 인터넷상의 무비판적 여론몰이로 확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12일 대한항공은 조 전무의 광고대행사를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대해 “회의 도중에 촬영된 광고 영상에 불만을 느낀 조 전무가 물컵을 바닥에 던졌는데, 그 과정에서 물이 광고대행사 팀장 얼굴에 튀었다”며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일일히 개별적으로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전날 모 광고대행사의 익명게시판에는 조 전무가 지난달 회의 자리에서 대한항공의 영국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한 질문에 광고팀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이에 격노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냈다는 글이 게제됐다가 삭제됐다.

당초 해당 광고대행사 사장이 대한항공에 찾아와서 사과했다는 내용도 정보지 등을 통해 확산됐으나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또 광고대행사 관계자가 "사내게시판에 갑질을 폭로한 글이 올라오지도 않았고, 함구령을 내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재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도를 넘은 마녀사냥’이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측이 조 전무가 회의 중 언성을 높인 점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하고 심지어 물을 뿌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는데도 조 전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상당수의 의혹들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어느 회의에서든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조 전무가 물리적 폭행을 가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 아닌가 싶다”면서 “앞서 조현아 부사장도 회항 사건으로 헌법보다 더 무섭다는 여론의 ‘괴씸죄’를 적용받은 상황에서 조 전무에 대한 대중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측에서 해당 광고업체 사장이 조현민 전무에게 사과한 적이 없고, 조 전무가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일일히 사과를 전했다고 밝혔는데도 이 사실은 오히려 묻히는 분위기”라며 “심지어 현장에서 조 전무가 폭행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조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와 SNS 및 커뮤니케이션전략, 여객마케팅부 등을 총괄해 온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만약 갑질이 있었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맞지만 기업에 대한 무비판적 여론 몰이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진=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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