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공기청정 시스템' 도입한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 가보니
   
▲ 서울 광화문우체국 1층에 오픈한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 내부.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한 매장이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의 경우 새집증후군 냄새처럼 한동안 안 좋은 냄새가 나서 두통이 있을 때도 있는데, 이 매장에서는 그런 냄새가 나지가 않아요. 고객들도 신선한 공기를 느끼시는 것 같고 매장이 한층 깨끗해진 것을 느낍니다. "

서울 광화문우체국 1층에 오픈한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장의 말이다. 지난 10일, SPC그룹의 커피앳웍스가 있던 자리에 오픈한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은 최근 스타벅스가 도입한다고 밝힌 '공기청정 시스템'을 서울 시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8일 공기청정 시스템을 매장에 전격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시범 가동을 했고 이달부터 신규 오픈하는 매장에 이를 적용한다. 향후에는 1100개가 넘는 스타벅스 매장 전체에 이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스타벅스는 고객들에게 커피와 푸드, 와이파이와 함께 깨끗한 공기까지 제공하게 된 것이다. 스타벅스는 또 다시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커피빈이나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이디야 등 커피 전문점들은 스타벅스와 커피의 맛과 푸드 등으로 경쟁하려 했지 '공기의 질'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스타벅스 매장에 공기청정 시스템 도입 아이디어를 낸 인물은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제공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냈고 기존 냉난방기에서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제품을 찾아 나섰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냉난방기를 개발한 곳은 LG전자가 유일해, 이 회사와 협력했다. 그렇다고 LG전자 제품을 그대로 매장에 설치한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LG전자에 수많은 '커스터 마이징'을 요구했다. 특히 스타벅스가 강조한 것은 '필터 교체의 용이성'과 '공기의 질 수치를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실제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 한편에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극초미세먼지를 수치로 알려주고 있었다. 종합지표도 '좋음'과 '나쁨' 등으로 알려준다. 필터청소 시간도 자동으로 알려주면서 위생성을 강화했다. 
   
▲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에 공기의 질을 알려주는 계기판이 설치돼 있어 직접 미세먼지 수치를 볼 수 있다./사진=미디어펜
스타벅스 관계자는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은 비용 뿐 아니라 필터의 위생적 관리와 교체의 용이성이었다"며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알렸는데 필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필터 교체 주기는 약 3개월로 잡고 있다고 스타벅스 측은 전했다. 또 필터 교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해 직원들이 직접 필터 교체를 가능하도록 했다.

스타벅스 측은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에는 엄청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만, 고객들에게 커피와 푸드에 이어 깨끗한 공기까지 제공해 공간을 판다는 업의 본질에 충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스타벅스가 기존 냉난방기에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전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도 이를 수주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먼저 스타벅스와 손을 잡았지만, 향후 경쟁 입찰을 통해 삼성전자도 스타벅스 매장에 공기청정 시스템이 장착된 냉난반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 스타벅스의 이 같은 도전에 글로벌 스타벅스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스타벅스의 이 시스템이 성공한다면 중국, 인도, 태국 등 스타벅스가 진출한 국가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만 2만개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전업계에 스타벅스는 엄청난 큰 손인 셈이다. 
   
▲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 외부. 이 공간에는 SPC그룹의 커피앳웍스가 있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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