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FC잘츠부르크)이 '잘츠부르크의 기적'을 이끄는 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감독에게 달려가 감격적인 포옹을 했다. 마치 2002 월드컵에서 박지성과 히딩크의 포옹을 보는 듯했다. 

잘츠부르크는 13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라치오에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잘츠부르크는 기적같은 대역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원정 1차전에서 2-4로 패했던 잘츠부르크는 이날 대승으로 종합 스코어 6-5로 라치오를 꺾고 4강에 올랐다.

후반 먼저 한 골을 내주고도 4골을 몰아넣으며 일궈낸 잘츠부르크의 드라마틱한 승리였고, 팀의 3번째 골을 넣은 황희찬이 실질적으로 '4강행 골'의 주인공이었다.

   
▲ 사진=FC잘츠부르크 공식 인스타그램


황희찬은 2-1로 잘츠부르크가 역전 리드하고 있던 후반 29분 긴 침투패스를 따라가 잡고는 라치오 수비의 뒷공간을 허물며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3-1을 만든 골이었다. 만약 경기가 그대로 3-1로 끝났다 해도 종합 5-5 동점에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잘츠부르크가 4강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황희찬의 골은 그만큼 의미가 컸던 것이다.

잘츠부르크가 한 골을 더 넣어 4-1로 앞선 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황희찬은 가장 먼저 마르코 로즈 감독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로즈 감독의 품에 안기며 4강을 이끈 골을 넣었다는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황희찬과 로즈 감독의 포옹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포르투갈의 16강전 당시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황희찬의 올해 나이는 22세고, 박지성의 2002 월드컵 당시 나이는 21세였다. 멋진 골을 넣고 감독의 칭찬을 받고 싶을 나이, 또는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격하게 표현할 나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황희찬은 다부르와 투톱을 이뤄 선발 출전했다. 징계에서 풀려 돌아온 황희찬은 의욕적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뛰어다니며 팀의 역전 4강을 노렸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고 후반 10분 라치오가 먼저 골을 넣었다. 임모빌레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잘츠부르크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이 골이 잘츠부르크에 오히려 자극제가 된 듯했다. 불과 1분 뒤 다부르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금방 1-1 동점을 만들었다. 잘츠부르크의 기적의 시작이었다.

후반 27분 베리샤의 패스를 아이다라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잘츠부르크가 2-1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이제 한 골이면 잘츠부르크의 4강이 보였다. 해결사로 황희찬이 나섰다. 후반 29분 침투패스를 받아 순식간에 라치오 수비를 허문 황희찬이 간결한 오른발 슈팅으로 천금같은 골을 만들어냈다. 잘츠부르크 홈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골이었다.  

잘츠부르크는 후반 31분 라이네르의 헤딩 골까지 더하며 완벽한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유로파리그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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