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약 이미 전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신약개발 어려움 보여준 사례"
   
▲ 한미약품의 올리타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한미약품이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리타(성분 올무티닙)'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이미 전세계 40여개국에 판매되고 있어 신약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타그리소가 지난해 말 국내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올리타의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다.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더는 쓸 치료제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쓰인다. 201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전제로 27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허가받은 첫 신약이기도 하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 중단 결정에 대해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글로벌 개발 속도가 늦어지게 됐고, 최근 중국 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의 권리 반환으로 이 약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임상 3상 진행이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올리타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이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경쟁약이 지난해 말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올리타의 임상 3상 진행이 더욱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 모든 사유들을 감내하고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중인 다른 혁신 신약 후보물질 20여개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더라도 기존에 이를 복용해온 환자 및 임상 참여자들에게는 올리타를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불굴의 의지로 올리타를 개발하려 했으나, 향후 개발에 투입될 R&D 비용 대비 신약 가치의 현저한 하락이 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며 "회사로서도 대단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열정적으로 올리타 개발에 참여해 주신 많은 연구자분들, 특히 열린 마음으로 임상에 참여해 주셨던 환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지금도 올리타를 복용 중인 환자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회사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한미약품은 '글로벌 탑 클래스'에 도전하고 있는 다른 신약들 임상에 더욱 집중해 반드시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건과 관련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올리타는 지금까지 완제품 신약을 수출한 것도 아니고 임상 단계에 기술 수출을 한 것이어서 당연히 리스크가 컸는데 투자자들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신약개발 단계에서 중단되는 일들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신약 개발은 부가가치가 큰 만큼 개발 역시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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