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지난해 배우자의 부정 탓에 이혼한 부부 비중이 7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과거 가부장 문화에 눌려있던 외도에 대한 문제 인식이 점차 커지면서 '성격 차이'에 포함됐던 '배우자 부정'이 독립된 이혼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도나 바람을 뜻하는 '배우자의 부정'을 이유로 이혼한 건수는 전년보다 36건 줄어든 7528건이었다.

2010년 이후 외도·바람에 따른 이혼은 매년 400건 내외로 줄었지만 지난해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 이혼(10만6천32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전년(7.0%)보다 0.1%p(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이후 7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배우자 부정'을 이유로 한 이혼 비중은 2010년 8.6%를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낙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배우자의 부정' 이혼은 주로 20대 후반과 30대 후반에서 두드러졌다.

25∼29세는 전년보다 40건 늘어난 302건을 기록했고 35∼39세에서도 같은 기간 1144건에서 1182건으로 늘었다.

정신적·육체적 학대에 따른 이혼 건수는 3812건에서 3837건으로 소폭 늘어나면서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학대를 이유로 한 이혼은 2013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매년 200∼500건 씩 꾸준히 감소해왔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같은 3.6%를 기록하면서 2009년 5.0% 이후 7년째 계속된 하락 행진을 멈췄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4만5676건)로 전년보다 2884건 줄었다. 이는 2010년 4769건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성격 차이' 이혼 비중은 43.1%로 2001년(43.1%)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법원이 외도로 인정하는 범위가 넓어졌고 가부장 사회에서 일부 용인됐던 외도에 대한 문제 인식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영향으로 '성격 차이' 뒤에 숨어있던 구체적인 사유들이 돌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