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삼성증권에서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 전체가 ‘불똥’을 맞을까 극도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로 촉발된 배당 주문사고 여파가 근 열흘째 지속되고 있다. 우선 여론의 반응이 여전히 좋지 않다. 최근 국민여론의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삼성증권 관련 내용만 약 600개다. 특히 ‘공매도 제도 폐지’ 주장이 눈의 띈다. 

   
▲ 사진=연합뉴스


배당착오 사태 후 삼성증권 주식에 대한 대차거래가 급증해 전체 증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일주일간 삼성증권 대차거래 계약은 1087만 6940주에 달해 증시 상장종목 전체 중에서 가장 많았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주식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지칭한다. 대차거래가 많다는 것은 삼성증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삼성증권 문제는 이미 삼성증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배당 주문사고가 ‘공매도 폐지’ 여론으로 연결됐듯, 삼성증권에 대한 적대감은 자본시장 전체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사고가 모종의 세력과 연결돼 발생했다는 식의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자신의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주 전 사장은 삼성증권 사태 직후에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려 ‘현 사태가 공매도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에서 주 전 대표는 “삼성증권이 사고에 취약한 시스템 화면을 만들어 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1년에 단 한 번 쓰는 시스템이고 실제 주식 배당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어 관리가 소홀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그는 “유가증권 위조 사건이라는 둥, 차명 주가 조작이 과거에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은 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스템상에서 정상적인 주식으로 인지해 거래됐기 때문에 무차입 공매도라고 볼 수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문제가 업계 전체의 시스템 차원으로 확장된 상황이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사태의 해결을 바라고 있다”면서 “지나친 음모론이 확산되는 것은 자칫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리스크를 스스로 높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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