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기춘 현수막 내려달라고 한 적 없다"...‘구원파 녹취록 부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김기춘 실장과 관련한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수사팀 내부에는 누구도 그런 전화를 할 사람이 없다'며 구원파 측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 MBN 방송 캡처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내부에는 누구도 그런 전화를 할 사람이 없다""수사팀이 아닌 검찰 관계자가 그런 말을 했을 수 있지만 문제 되는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금수원 측에서 지난 21일 압수수색 이후에 자진해서 집회를 안 하고,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해서 그와 같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 아마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그 쪽(구원파) 이미지를 개선하고 법질서를 준수하자고 권고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녹취록에서 통화한 사람이 실제 누구인지, 언제 통화 했는지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논란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당 검사와의 전화 녹취파일을 공개하며 검찰이 김기춘 관련 현수막을 내릴 것을 요청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날 구원파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검사는 구원파 관계자에게 '(김기춘 실장) 현수막을 내리라'고 말하는가 하면 '오대양 사건과 관련해 명예회복을 했고 대한민국 법질서를 존중하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라는 언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원파 측은 또 유병언 전 회장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원파 임시 대변인 이태종씨는 "유 전 회장이 현재 금수원에 없고 누가 곁을 지키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유 전 회장이 체포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우리가 금수원에 모이는 것은 자고 나면 연락이 끊기는 교인이 있어 무서워서 모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무차별적 체포로 교인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보호해야 할 검찰이 우리를 잡아가니 믿을 곳이 없다. 유 전 회장의 현상금이 5억원이어서 교인들은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두려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구원파의 진실게임이 돼 버린 현실이 애통하다"면서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을 해체하는 등 진실규명에 관심이 없다. 우리 10만 성도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에 현상금 5억원을 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