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철광석 등 원자재값 올라 동결 더이상 안돼"…톤당 최고 5만원 인상
조선사 "선가는 안오르고 원가만 올라…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에 촉각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던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신경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사진=동국제강 제공


철강사들은 올해 상반기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후판가격을 인상한 한데 이어 하반기 2차 협상이 남아 있어 조선업계가 추가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후판가격을 t당 3만~5만원 가까이 인상키로 했다. 3년 만에 인상안으로 철강의 원재료가 되는 철광석, 철스크랩, 유연탄 등의 국제가격 등이 상승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조선업계다. 원가 비중에서 재료비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후판 가격 인상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후판의 경우 선박 원가의 9~18%를 차지하기 때문에 더 큰 고민에 빠진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VLCC만 해도 후판이 선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면서 "최근 업계 전체적으로 조금씩 수주 물량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되길 바라는 선가는 안 오르고 원가만 오르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박 가격 지수는 선박 발주 물량의 시장가를 나타내기 때문에 조선사로선 지수가 오르길 바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신조선가지수는 조선업 불황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부터 상승과 동결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와 클락슨에 따르면 16일 신조선가지수는 전주와 동일한 12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중 선종별 선가는 탱커 VLCC가 50만달러 상승한 8700만달러를 나타냈다.

조선사들은 이같은 상승에 대해 수익성 회복에 이르기까지는 상승 폭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철강사들은 원자재값 상승 외에 신조선가와 조선사들의 발주 물량도 회복하고 있어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는 하반기 예정된 후판 가격 추가 협상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현대제철 등은 오는 8월 2차 후판 가격 협상에 나설 계획인데 이 기간 철강사들이 추가 인상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한국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걱정이 크다"면서 "추가 가격 인상 가시화 시 정부 등에 자제안이 담긴 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