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체육계에서 미투 폭로가 나왔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한체육회 직원으로 근무하는 최민경이 체육회 여성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17일 보도에 따르면,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체육회 직원인 최민경이 지난해 7월 회식 후 이어진 노래방에서 같은 부서의 여성 상사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기습적으로 목을 휘어 감고 입을 가져다댔으며, 입 주변에 침을 바르는 등 성추행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최민경의 주장이다. 성추행을 당한 자리에는 남녀 7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대한체육회 유튜브 영상 캡처


이 사건은 대한체육회 내부적으로는 이미 지난해 알려진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성희롱고충위원회'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8월 대한체육회 감사실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최민경은 "당시엔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상사라서, 어떻게 말을 하겠나 생각에 말을 못했다"고 직접 나서지 않았던 이유를 전했다. 사건이 그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대한체육회 감사실은 사건 발생 후 4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28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 때 최민경은 용기를 내 "당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위서 작성 후 인사총책임자인 B상사의 회유가 있었다는 것이 최민경의 주장이다.

최민경에 따르면, 올해 1월 5일 인사총책임자 B상사는 최민경에게 "여자(A씨)가 여자(최민경)에게 뽀뽀할 수 있지 않냐, 그런 것도 못 받아들이냐" 등의 말을 했다는 것. 

하지만 B상사는 사건을 무마하고자 한 발언이 아니며, 피해자가 주변인과 나눈 얘기에서 '여자끼리는 성희롱이 아닌데'라고 한 말이 있어 그대로 피해자에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B상사는 지난해 8월 최민경에게 '감사실 직원에게 고충센터 상담을 안했냐'고 물었을 때 최민경이 '(상담까지는)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그러다가 10월 말 (일이)불거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최민경은 8월 감사실 직원에게 고충민원을 말 못한 이유로 "A씨가 같이 일하는 상사였기 때문에 (추행 사건을)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민경은 뒤늦게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성추행 당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린 것에 대해 "이니셜만으로는 힘을 낼 수 없어 이름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한편 A씨는 대기발령 상태이며, 대한체육회는 징계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마무리 작업 등으로 인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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