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뒤 검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독한 대담' 코너에는 검찰 내 성추행 문제를 최초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출연했다.

2010년 10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를 알린 서지현 검사는 2014년 첫 사무감사 당시 과도한 지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8월 통영지청 발령을 받은 그는 "당시 여주지청장님을 찾아갔다. '통영 발령은 나가라는 의미로밖에 생각이 안 된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직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청장님께서 '검찰과장에게 알아보니 나가라는 게 아니라더라. 널 잘 달래서 통영으로 보내라고 하더라'라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사표를 다시 가져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서지현 검사는 자신의 사표를 빨리 수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여주지청 유임, 의정부지검, 전주지검, 통영지청으로 나흘 간 총 네 번 임지가 바뀐 서지현 검사. 김어준이 "이건 어떤 조직에서도 말이 안 된다. 왜 그렇게 된 거냐"고 묻자 그는 "처음 여주지청 유임이 예정됐던 상황이었는데, 검사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검찰국장이 '서지현을 꼭 날려야 한다'고 해서 날릴 곳을 찾느라 인사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의정부지검이나 전주지검 발령은 기분 좋은 인사는 아닐 수 있지만, 나가라는 의미라기엔 헷갈린다. 하지만 통영지청 발령은 너무나 명확하게 나가라는 메시지다"라고 설명했다. 통영지청에는 이미 경력 검사가 있었고, 당시 12년 차였던 서지현 검사의 기수에도 전혀 맞지 않는 부임지이기 때문.

김어준이 "혹시 서지현 검사께서 실력이 없었던 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서울 북부지검 최초 특수부 여검사로 근무했다. 법무부 장관 표창 2회 외 10여 차례 우수 사례로 선정된 적이 있다. 1년에 6회 정도 선정된 적이 있는데, 유례없는 일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설사 제가 실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례적인 인사를 냈던 검찰국장은 바로 안태근 전 국장이었다. 서지현 검사는 "(가해자가) 인사권을 쥔 뒤 제가 처음 받는 인사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