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은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기 병기화 실현을 천명하면서 21일부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를 밝혔다. 

또 핵실험이 이뤄졌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있으며, 오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세계적인 핵 군축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을 향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을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강력한 사회주의 경제를 일으켜세우고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고,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순차적으로 다 진행됐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이라며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 유예를 공식화하면서 핵시험장 폐쇄로 핵 동결과 핵실험 불능화 단계까지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자신들이 비핵화를 향해 출발했다는 방향성과 의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핵시험의 전면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는 언급에 대해서는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핵군축을 주장할 것이라는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너무 확대 과장된 해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오히려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NPT 복귀나  IAEA 사찰 등 국제규범의 틀 안으로 들어와 책임있게 행동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 평가한다. 또한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전원회의는 북한 집권당인 노동당의 핵심 정책 노선과 당 간부 인사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2013년 3월 전원회의 이후 2014~2015년에는 열리지 않다가 2016년 5월 7차 당 대회 때부터 매년 한 차례씩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0월 2차 회의 이후 6개월 만에 열렸다.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특사단 5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난 3월 5일 접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