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불후의 명곡' 조용필 편 1부, 김경호가 올킬에 성공하며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자는 따로 있었다. 무대에서 소개된 조용필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모두 우승자나 마찬가지였다.  

21일 방송된 KBS 2TV 음악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데뷔 50주년을 맞은 조용필 특집 1부가 진행됐다. 이번 조용필 특집은 3주에 걸쳐 1~3부가 방송되고, 매 회 방송 때마다 따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 사진=KBS 2TV '불후의 명곡' 제공


'가왕' 조용필을 방송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관심사였다. 조용필은 1993년 방송 중단을 선언하고 공연 등으로만 팬들을 만났다. 2011년 9월 MBC '나는 가수다'에 잠시 얼굴을 내비친 외에는 그의 모습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조용필을 모셔온 만큼 출연한 1~3부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창력 있는 가수들은 다 모인 것 같았다.

5명(팀)이 실력을 겨룬 이날 방송에서 우승자는 김경호였다. 두번째 순서로 나선 김경호는 첫 판부터 강적 박정현과 맞붙었고 불꽃 경연 끝에 405표를 받아 이겼다. 이후 김경호는 환희, 순준호-김소현 부부, 김태우의 도전을 모두 물리치고 4연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경호에겐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경연에서 패한 가수들 모두에게도 영광의 무대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고, '가왕' 앞에서 그의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마치 열심히 연습한 모범생이 선생님 앞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자랑하거나 테스트를 받는 듯한 분위기였다. 

   
▲ 사진=KBS 2TV '불후의 명곡' 제공


이날 우승한 김경호는 '아시아의 불꽃'을 불렀다. 헤드뱅잉까지 하며 록 스피릿을 폭발적으로 발산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박정현은 '창밖의 여자'를 선곡해 특유의 애드리브를 뺀 채 절제의 미를 살려 헌사를 바치듯 노래했다. 환희는 '모나리자'를 멋진 퍼포먼스와 함께 소화해 조용필의 칭찬을 받았다. 손준호 김소현 부부는 '미지의 세계'를 합창단과 함께 웅장하고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김태우는 '친구여'를 정말 보고싶은 친구에게 말하듯 담백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불렀다.

어쩔 수 없이 승패를 결정하고 우승자를 가렸지만, 사실 이날은 우승 자체에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조용필과 함께 한 소중하면서 감동적인 시간을 출연자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김경호의 1부 우승을 축하하면서, 진정한 우승자를 불러본다. '창밖의 여자', '아시아의 불꽃', '모나리자', '미지의 세계', '친구여'. 모두 불후의 명곡들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