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스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21일 SK와 사직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서던 9회말 1사 1, 2루에서 한동희의 끝내기 안타가 터져 4-3으로 이겼다. SK를 상대로 2연승한 롯데는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고, 22일 경기서 이번 시즌 첫 3연전 스윕에 도전한다. 

사실 이날 롯데는 끝내기 승리에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좀 더 매끄럽게 승리로 연결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임시 선발로 등판한 베테랑 노경은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2회 이병규가 투런 홈런, 3회 문규현이 솔로 홈런을 쏘아올려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8회초 3번째 투수로 나선 박진형이 연속 안타에 이어 최정에게 3점포를 맞고 단번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는 손승락으로 서둘러 투수교체를 해 SK의 추격세를 막아낸 다음 9회말 간신히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어차피 8회 무사 상황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할 것이었으면, 박진형이 연속안타로 흔들릴 때 최정 타석에서 미리 손승락으로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적인 아쉬움이 남았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런 아쉬움을 상쇄할 만한 장면이 9회말 공격에서 나왔다. 루키 한동희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그런데 한동희의 끝내기 드라마 출발점은 이대호였다. 9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8회부터 등판해 호투하고 있던 SK 3번째 투수 서진용을 상대했다. 이대호는 서진용의 4구째를 받아쳐 깔끔한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낮게 제구된 서진용의 공을 헛스윙하지 않고 배트에 맞혀 안타를 뽑아내는 이대호의 타격 솜씨는 역시 대단했다.

무사에 출루하며 찬스를 연 이대호는 대주자 김동한으로 교체됐다. 이어 민병헌의 안타, 이병규의 삼진으로 1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한동희가 마운드를 튕기며 중견수 쪽으로 향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단순한 끝내기 승리 이상의 의미 부여를 할 만한 장면이었다. 간판타자 이대호가 만든 찬스를 신인 기대주 한동희가 끝냈다. 롯데의 '현재'와 '미래'가 합작해서 끝내기 승리와 2연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롯데는 이날 승리에도 8승 14패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는 개막 초반 무기력함에서 벗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이대호가 살아나면서 침체됐던 타선에 활기가 생겼고, 무너졌던 마운드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대호가 끌고 한동희가 미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연승 맛도 봤다. 아직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거인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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