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그랩 등 차량공유업체 투자…계열사와 시너지
SK바이오팜·바이오텍 올들어 주요 사업 성과
SK그룹이 향후 3년 동안 8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소재(49조원) △신에너지(13조원) △차세대 정보통신기술(11조원) △미래 모빌리티(5조원) △헬스케어(2조원) 등 5대 신사업을 육성한다. 최태원 회장은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몰락)’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이들 분야를 어떻게 키워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미디어펜은 4회에 걸쳐 SK의 올해 투자계획을 다뤄본다. <편집자주>

[80조 투자, SK의 미래-①]반도체·소재에만 49조 투입 '통큰투자'
[80조 투자, SK의 미래-②]전기차 배터리 사업·미래형주유소 투자 집중
[80조 투자, SK의 미래-③]뉴 ICT 컴퍼니 도약 준비 '착착'
[80조 투자, SK의 미래-④]'숨은효자' 바이오, 올해 일내나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모빌리티(이동수단)’, ‘헬스케어’에 3년간 7조원을 투자한다.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관계사들과 손잡고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전기차 배터리 등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지주회사인 주식회사SK는 최근 글로벌 3위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최 회장이 직접 앤서니 탄 그랩 창업자를 만나 거래를 주도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이를 두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차량공유 시장에서의 주도성을 가져가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SK는 2015년 지분 투자한 쏘카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작년 9월 미국 P2P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TURO)에 투자했다. 차량공유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고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등 차량공유 사업 시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의 기반이 될 HD T맵을 개발 중이며 올 1월 글로벌 초정밀지도기업 히어와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을 추진중이다.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말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네트웍스도 `모빌리티`와 `홈케어` 등 미래 성장형 사업구조로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섰다. 최근 SK네트웍스는 스마트 주차솔루션 전문기업 파킹클라우드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주유, 세차, 정비, 타이어, 긴급출동·견인서비스(ERS), 렌터카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통합 멤버십 서비스 `모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기존 카라이프 부문과 에너지 마케팅 부문을 통합하고 모빌리티 부문으로 변경했다. 기존 렌터카 사업과 주유소 사업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통합해 내부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포석이다.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SK네트웍스가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 최태원 회장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을 방문해 회사가 개발중인 신약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제공


SK가 최근 투자를 가속화하는 분야가 ‘모빌리티’라면 1993년 유공시절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 온 분야는 ‘바이오’다. 최태원 회장은 3년간 ‘헬스케어’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으로선 지난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SK 직속으로 신약 개발 조직을 뒀을 정도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주)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에 그룹차원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룹에서는 지난 25년간 최 회장의 투자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한 SK바이오팜이 또한번의 혁신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FDA 승인신청을 완료한 수면 장애 치료제 ‘SKL-N05(성분명 솔리암페톨, Solriamfetol)’의 미국 시판을 앞두고 있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YKP3089(성분명 세노바메이트, Cenobamate)’ 상업화도 과제로 남아 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나스닥 직상장을 추진했으나 최근 국내 코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SK가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의 100% 지분 가치는 최대 5조 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원료 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세종 공장 증설을 통해 기존 대전 대덕단지(16만 리터)를 포함해 총생산 규모를 32만 리터로 늘렸다. 올해 예상 매출은 약 600억원이다.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예방의학의 첨병인 백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중점 육성 중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단행,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졌으며 향후 화학(그린케미칼)과 제약·바이오(라이프사이언스) 사업 분할을 앞두고 있다. 

SK케미칼은 인프라스트럭처와 R&D에 투자한 결실로 2015년 세계 최초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고 이듬해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12월 첫 국산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주’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올해 10년 투자의 결실을 창출할 것이라는 포부다.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올해는 대상포진, 수두백신 등 십여년간 투자해온 성과들이 하나씩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