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vs보행자, 우선순위 두고 윤리적 문제해결 필요
명확한 관련법규 없이 상용화 불가능 지적
사고 발생시 안전규정·보험제도 정비해야
4차산업 혁명의 핵심기술 로 꼽히는 자율주행분야가 최근까지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며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바이스와 센서를 기본으로 하는 방식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 등으로 나뉘어 업체별 각자도생을 통해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까지 이끌어왔다. 하지만 막바지 규제완화와 관련법규제정 등 조율이 필요하다. 앞서 일본의 경우 관련법규를 제정해 시행에 옮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국내는 이런부분이 부족하고 아직 보완해야 될 것들이 많다. 이에 미디어펜에서는 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여정에 필요한 부분과 보충해야 될 부분들에 대해 5가지 주제의 기획으로 이 분야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주>

①4차 산업혁명 핵심 왜 자율주행?
②다양한 방식, "정답은 없다"
③자율주행 상용화, 새로운 형태 산업구조
④자율주행차량이 직면한 윤리적 딜레마
⑤여전히 갈 길 먼 국내 자율주행 규제 완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를 앞두고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 돼야하지만 법규와 윤리적인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개발되는 자율주행차지만 만약의 경우 발생한 사고로 책임과 과실을 판단하는 명확한 잣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볼보 XC 90./사진=우버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우버의 보행자 사망사고와 테슬라의 운전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책임소제와 윤리문제가 해당 분야의 화두로 재조명 되고 있다.

이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질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문제로 첫 사고 사례의 결과가 앞으로 문제발생의 중요한 방향성이 될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애리조나를 비롯한 다른 주에서도 사고원인이 정확히 밝혀지기 전까지 자율주행차의 도조주행 테스트를 잠정 중단 시켰고, 현재 국가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미국에 한해 실험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자율주행 실험을 진행중인 다른 국가들 역시 실험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각 국은 관련 법 제도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말 총리 주재로 열린 미래투자회의에서 운전자가 탑승해 있는 조건부 자율주행테스트인 3단계 자율주행 차량에 한해 사고발생시 운전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자율주행 관련 제도 정비’ 개정안 초안을 마련했다.

미국 역시 운전자가 운전 상황을 점검하는 레벨 3단계까지는 일반 교통법규에 준해 사고 책임을 가리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5월 법 개정을 통해 자율주행차에 블랙박스 탑재를 의무화 했고 사고 발생시 블랙박스 검사 결과에 따라 책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오는 2021년까지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목표로 법안을 마련 중이며 사고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 과실 비율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관련된 법규는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레벨 3단계 이상 자율주행자동차의 임시 운행 허가를 승인해주고 있는 실험 중인 단계이기 때문도 있지만 정책적인 부분역시 팔로업 스타일의 처리방식이 뒤늦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이에 지난달 21일 출범한 자율협력주행 산업발전협의회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에 대비해 안전기준 및 보험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개발(R&D)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법규가 완비 된다고 해도 또 다른 원천적인 문제가 있다. 차량개발 단계의 우선순위 문제다. 이는 트롤리 문제로 공리주의가 우선돼야 할지 아니면 탑승자가 우선돼야 할지에 대한 문제다. 

즉 피해가 적은 쪽이 우선시되는 공리주의를 어떻게 생각햐야 하는 지다. 

공리주의가 우선시 된다면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한 승객의 희생으로 다수의 사람을 지킬 수 있다면 탑승자를 희생시킬 것이고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 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탑승자의 안위를 우선시하면 자율주행차는 탑승자 안위만 생각해 보행자의 안위는 무시되며 편의를 위한 이동수단보단 경계의 대상이 된다.

이를 두고 업체마다 다른 윤리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자율주행 업체 웨이모는 확실한 구분은 힘들지만 약자로 보이는 보행자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고 벤츠는 승객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독일 연방정부는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상황으로 찾아오면 시장논리에 맞춰 탑승자가 우선시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인 만큼 좀더 많은 의견 교류를 통해 견해차이를 좁혀가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현행 도로교통법 상 운전자 개념부터 새롭게 정립해 자율주행 수준에 따른 사고 책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법적 문제에 대비해야한다"며 "법적 제도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입법부와 행정부, 기업과 금융·보험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