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 이적 후 처음으로 한 경기 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의미있는 장타력 폭발이었다.

민병헌은 24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5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2홈런) 1사구 4타점 3득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날 롯데는 이대호와 신본기도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단 17안타를 퍼부으며 14-8로 이겼다.

민병헌의 활약이 롯데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려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3회엔 중전안타를 때려 롯데의 추가 득점에 기여했다. 

롯데는 5회 타선이 봇물처럼 터지며 대거 8점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시작과 끝이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로 출루, 빅이닝의 시발점이 됐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이대호의 스리런포가 나온 뒤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백투백으로 또 홈런을 날렸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시즌 초반 롯데가 타선 전체의 극심한 슬럼프로 개막 7연패에 빠지는 등 고난의 길을 걸을 때 민병헌은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80억원의 대형 FA계약을 하며 두산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는데, 팀의 부진이 자신의 탓인 듯 여겨졌고 팬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하지만 민병헌은 스스로 타격 슬럼프를 벗어났고 롯데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4안타 맹타로 타율을 3할4푼1리로 끌어올렸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1푼7리나 되고 3홈런 10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민병헌의 홈런포가 연이어 불을 뿜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절정의 타격감을 되찾아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그의 앞뒤를 받쳐줘야 할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했다. 손아섭이 최근 10경기 타율 2할4푼4리로 그답지 않은 타격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손아섭이다. 4번에는 이대호가 버티고 있다. 

민병헌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이날 홈런 몰아치기로 언제든 한 방을 날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롯데가 '이대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으려면 5~6번 타자의 장타력이 필수다. 이병규(4홈런)와 채태인(3홈런)에 민병헌까지 이따금 홈런포를 때려준다면 롯데 화력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중심타선의 장타력이 살아난 롯데, 탈꼴찌 행보 가속도를 붙일 주요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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