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에 일감 부족…희망퇴직 돌입하자 노조는 '파업 투쟁'
1분기 실적 적자 전망…노조는 임금인상 14만6746원 요구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사진=현대중공업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오는 27일 오후 1시까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이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의 사무직과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예고하자 노조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

지난 9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구조조정에 앞서 담화문을 발표한 뒤 "현재 회사의 설비와 인력을 감안하면 연간 70~80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지만 2016년 24척 수주 이후 2017년 48척 수주에 그쳐 일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당시 강 사장은 "그 여파로 전체 11개에 달하는 도크 가운데 3개를 가동 중단하는 등 유휴인력이 3000여명에 달해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호소했지만 노조는 파업투쟁 준비로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파업투쟁 외에도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한 상태다. 요구안에는 14만6746원까지 인상된 기본급, 자기계발비 현행 20시간에서 30시간으로 상향, 원청과 하청 업체의 동일 휴가, 복지비 지급안 등이 담겼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까지 수주 잔량이 많지 않아 예상되는 유휴 인력만 3000여명에 달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실적 악화까지 전망돼 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는 상황이라 노조와 별도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표 가결로 부분 파업이 진행될 경우 선박 인도 일자에 차질이 일어날 수 있어 회사로선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적자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2조8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감소, 영업이익은 흑자 대신 267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6% 감소한 2조9109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된 758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6년 2분기 이후 진행된 수주 계약에서 일부 저가수주 물량이 발생하는 등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주량이 줄어든 가운데 고정비 부담까지 겹쳐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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