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우대금리 기준 모두 채우기란 사실상 불가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을 내놓고 있지만 우대금리 기준을 모두 채워 최고금리를 적용받기란 사실상 어려워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제시한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들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시중은행에서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최근엔 연 4%대의 예적금 상품이 출시되면서 여윳돈을 굴리려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한은행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최대 연 4.1%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U+ 투게더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 연 1.5%에 LG유플러스 통신요금을 자동이체 할 경우 우대금리 연 1%를 제공한다. 만기시 지급되는 리워드를 포함해 2년 만기를 채우면 최고 4.1%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은 최고금리가 연 4.7%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카드 거래 및 급여‧공과금 등 자동이체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달라진다. 기본금리 연 1.8%에서 2.9%의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 위해선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신규 가입자이거나 급여‧연금‧공과금을 모두 우리은행 계좌에 이체해야 0.4%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며, 여기다 우리카드를 신규 발급받아 일정기준 이상 사용해야 2.5%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SH수협은행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연 최대 4%의 금리를 제공하는 모바일 전용 ‘잇자유적금’을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가입하기만 하면 △1년제 최대 3.4% △2년제 최대 3.7% △3년제 기준 최대 4%의 고금리(우대금리 포함)를 제공한다.

금리상승기에는 만기를 가급적 짧게 잡는 것이 유리한데 연 4%의 고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3년이라는 만기기한을 채워야만 한다. 

이처럼 은행권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은 하반기 시행예정인 예대율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예대율은 예금을 분모로 대출을 분자로 계산하는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두기로 하면서 당국 규제인 ‘예대율 100% 이내’라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예금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권의 4% 특판 출시에 여윳돈을 굴리려는 고객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급여‧공과금 등 자동이체 실적을 충족해야 하는 등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란 지적이 크다.

또한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가 긴 적금에 가입하면 금리 추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만기를 가급적 짧게 잡는 것이 유리한 데 대부분 금리기간이 2~3년으로 길어 이를 잘 유념해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