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오를 메뉴./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27일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남쪽으로 내려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수행원들을 위한 만찬을 마련했다. 이는 남북 분단 이후 사상 첫 부부동반 만찬이 성사된다. 

이날 만찬은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진행되며,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우리측 측 관계자 32명이 참석한다.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 부부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26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전 환영식에 참석했던 공식 수행원 9명 가운데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은 북으로 돌아가 만찬에 참석하지 않는다. 만찬 공식 참석자 외에 이날 공연을 위해 가수와 배우, 연주자 11명도 추가로 내려왔다.

오늘 만찬 참석자는 주로 남쪽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우리 측과 친숙한 사람이거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까이서 핵심적으로 보좌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영 만찬은 남한의 대표적 국악기인 ‘해금’과 북한의 대표적 악기인 ‘옥류금’의 합주로 막을 연다. 해금과 옥류금은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르지만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첫 번째 곡 ‘반갑습니다’는 북의 노래로 연회의 시작 음악으로 많이 사용된다”며 “두 번째 곡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통일을 바라는 흥겨운 노래다. 해금 연주는 강은일 선생님이 부른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맑고 투명한 소리로 잘 알려진 제주의 초등학생 오연준 군이 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른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기대와 소망이 있는 곳을 말하며 화합과 평화, 번영의 길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와 건배제의를 할 예정이고, 이어서 김 위원장이 답사와 건배제의를 할 예정이다.

이어 기타연주가인 이병우 씨가 본인이 작곡한 ‘새’를 기타 연주할 예정이다. 만찬 공연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됩니다. 만찬 중에는 실내악이 연주될 것으로 보여진다.

디저트가 제공될 때는 두 정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나무망치를 들고 초콜릿 원형돔을 깨뜨릴 예정이다.

만찬이 끝나면 두 정상 부부가 무대 앞으로 이동해 공연단을 격려한 뒤 평화의 집 야외로 나와 환송 공연에 참석한다.

특히 역사적인 정상회담 만찬 메뉴는 남북 양 정상의 배경과 의미있는 지역의 특산물을 모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간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 등으로 만찬을 꾸민다.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고향음식인 ‘달고기 구이’와 김정은 위원장이 유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뢰스티’를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스위스식 감자전’도 선보인다.

또 하나의 주 메뉴는 ‘평양 옥류관 냉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북측은 옥류관 냉면을 제공하기 위해 평양 옥류관의 수석요리사를 이날 판문점으로 파견하고, 옥류관의 제면기를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할 계획이다. 통일각에서 갓 뽑아낸 냉면은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바로 배달돼 평양 옥류관의 맛을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만찬 때 나오는 술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면천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그는 향기 나는 술이다. 예로부터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고 일컫고 있다.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도 해 두견주라고 한다. 문배술은 고려시대 이후 천년을 이어오는 술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86-가 호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7호다. 문배술의 고향은 평안도이나 지금은 남한의 명주로 자리잡았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