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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자본을 사회화하면 저성장·양극화를 못 벗어난다
사유기업제도 없어지면 농경사회로 회귀…사회주의 실패 본보기 삼아야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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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30 16: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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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승희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가 자본을 관리하는 '자본사회주의' 실험중이다. 대기업주가 자본을 독점할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나눠가지면 경제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기업을 어느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지배구조를 개혁하여 기업들의 주인을 국민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5공 정부가 경제력, 즉 소유의 집중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지배주주의 지분을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이 정책이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인을 국민이라 하지만 사실은 국가지배에 다름 아니다. 여기에 그 동안 쌓인 국민연금까지 있으니 이를 이용하면 자본의 국가지배는 쉬운 것처럼 보인다.

자본주의 경제는 시장경제가 아니라 기업경제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인류는 수천 년의 농경사회를 거쳐 19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했다. 산업혁명의 원동력을 과학기술혁명이라 하지만 사실은 인류가 최초로 발명한 주식회사 기업이라는 사회적 기술이 그 원동력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뛰어나도 자본주의적 기업이 없어 좋은 아이디어를 대규모로 유용한 상품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면 경제발전에는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농경사회도 자본주의사회도 다 시장을 바탕으로 하지만 자본주의만의 다른 점은 주주의 유한책임을 바탕으로 자본을 대규모로 집적시켜, 농경사회 대장간기업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막대한 투자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주식회사라는 제도적 기술을 발명한 데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기업은 농토위에서 생계유지도 어려울 정도로 급급하게 살아가던 인류를 기업 안으로 끌어들여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층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는 농경사회의 양극화된 경제에서 동반성장의 새로운 경제발전메커니즘을 창출하게 되었다.

   
▲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하여 기업경영은 그 사회의 문화의 산물로서 나라마다 다른 특성을 갖는다. 정치나 법제가 이런 본질을 무시고 외국 제도를 강제로 이식하거나 이념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제하게 되면 기업의 실패는 물론 경제의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오늘날 세계경제에 양극화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자본주의체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평등이념에 기초한 노조활동이라든가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의 일자리와 중산층 창출 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양극화를 마치 자본주의 때문인 양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과 양극화는 농경사회의 본질적 특징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주식회사 기업이 제 역할을 못하면 또한 저성장과 양극화가 불가피해진다.

공산주의 소련연방이 높은 과학기술수준에도 불구하고 몰락한 것은 공산화과정에서 기업을 국유화하여 주식회사 기업을 청산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식회사제도를 최초로 법제화하고 산업혁명을 선도한 영국경제를 추월한 것은 영국보다도 더 대기업친화적인 문화와 제도를 적극 수용, 정착시킨 결과이다.

한국의 오늘날 10대 경제대국의 바탕도 박정희시대 중소기업육성정책이 성공하여 중소기업들을 대기업으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회주의 전환경제 중에 유일하게 경제적 기적을 구가하는 중국도 박정희식 기업육성정책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차대전 이후 새로 독립한 많은 국가들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전환경제들이 아직도 산업화에 실패하고 있음도 모두 기업육성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사유기업제도가 없어지면 우리 모두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농경사회로 전락하게 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의 대기업들을 다 청산하여 5천만 국민이 나누면 아픈 배는 치유되겠지만 바로 우리는 과거 일자리가 없어 대졸 청년실업이 만연하고 모두 농토위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던 보릿고개시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기업의 지배규조를 포함하여 기업경영은 과학의 영역이라기보다 진화의 영역에 더 가깝다. 기업의 성공실패는 경제학자나 경영학자가 기술적으로 예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직 경제학자나 경영학자가 훌륭한 기업인으로 성공한 사례를 별로 본적이 없으며, 기업인들은 그래서 기업의 성공실패는 운칠기삼이라 하지 않는가.

한때 기업지배구조의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지만 다 지식의 오만에 빠진 짧은 생각이다.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하여 기업경영은 그 사회의 문화의 산물로서 나라마다 다른 특성을 갖는다. 정치나 법제가 이런 본질을 무시하고 외국 제도를 강제로 이식하거나 무슨 이념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제하게 되면 기업의 실패는 물론 경제의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자본주의적 기업을 국유화했던 사회주의체제의 실패가 바로 그 본보기이다. 지금 정부의 기업지배구조정책이 대기업자본의 사회화, 나아가 사실상의 국유화로 치닫지 않기를 바란다. 청년은 물론 노년의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의 복원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좌승희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

(위 칼럼은 4월 30일 조선일보에 실린 것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좌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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