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이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비위를 정조준한다.

1일 오후 방송되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으로 꾸며져 설정 총무원장,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처와 자식, 학력 위조, 사유재산 소유, 성폭력 등 불교계 큰스님들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을 파헤칠 예정이다.


   
▲ 사진=MBC 'PD수첩' 예고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숨겨진 처자식(은처자), 학력 위조, 사유 재산 등 세 가지 의혹이다.ᅠ설정 스님은 유전자 검사 등으로 의혹을 해소할 것을 약속하며 총무원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해명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은처자(숨겨놓은 처자식) 의혹이 있다. 1999년 설정 스님의 딸로 지목되는 전 모씨는 설정 스님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벌인다. 'PD수첩'은 전씨가 출생 직후부터 설정 스님의 친인척, 형제, 외가 등지로 끊임없이 주소지를 옮긴 사실을 확인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설정 스님이 딸로 지목되는 전씨에게 돈을 10여 년간 송금해 온 통장 계좌내역을 확보했다. 계좌 송금내역은 설정 스님과 전 씨와의 관계를 풀 수 있는 핵심 증거로 설정 스님과 친인척 명의로 여러 차례 거액이 전 씨에게 송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사찰 명의로도 입금이 되었다. 

설정 스님과 가족이 전씨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2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돈을 입금한 정황은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 설정 스님이 유전자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딸로 지목된 전씨는 캐나다로 출국해 버렸다.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설정 스님에게 은처자 의혹을 해명하라고 한 바로 그 시기였다.

두번째는 재산 문제에 쏟아진 의혹이다. 설정 스님의 형인 대목장 전씨는 수덕사 인근에 2만 평 토지에 13개 동 규모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그런데 고건축박물관이 자금난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아 와서 가등기를 한 인물이 동생 설정 스님이었다. 설정 스님은 고건축박물관을 담보로 같은 날, 같은 시기, 같은 지점의 은행에서 형인 전 씨와 함께 13억 원을 대출받는다. 과연 13억 원의 행방은 어디로 간 것일까.

세번째는 학력 위조 의혹이다. 설정 스님은 수십 년 동안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서울대가 '서울대에 입학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설정 스님은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단, 그런 소문이 난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설정 스님은 스스로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 수료'라고 썼다. 자신의 대담집에서도 10여 쪽에 걸쳐 서울대 입학과 대학 생활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고 서울대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제시했다. 많은 불교 신도들은 설정 스님이 서울대를 나온 스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랐다. 종교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진실과 정직성이다. 설정 스님은 여전히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얼마 전 'Me Too, With You' 사이트에 전 해인사 주지이자, 총무원 교육원장인 현응 스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현응 교육원장 측은 실체가 없는 사실무근의 음해 글이라며 종로경찰서에 작성자를 고소했다.

'PD수첩'은 해당 글의 작성자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라 복수의 인물인 것을 밝혀냈다. 또, 'PD수첩'은 현응 스님이 주지로 재직하던 당시의 해인사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했다. 카드 사용내역이 보여주는 큰스님의 모습은 유흥주점 사장들에게 꼭 모셔와야 할 '왕 고객'이었다. 그동안 비쳐진 선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와 관련해 'PD수첩'은 대한민국 불교계 내 대표적 큰스님들을 둘러싼 비위 행위에 대한 논란의 진위에 대해 검증하고, 이를 통해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 사진=MBC 'PD수첩' 예고


한편 조계종 측은 방송이 사실이 아니라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조계종 전체의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원에 'PD수첩' 방송 금지를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5월 1일 방송 금지 가처분 선고 공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먼저 법원은 조계종의 소송 당사자 적격성을 부정했다. 설정, 현응의 개인 비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에 대해 왜 설정, 현응 당사자가 아닌 관계도 없는 조계종이 소송을 제기하느냐는 판결이다.

법원은 "조계종은 이 사건 프로그램에서 구체적인 의혹의 당사자가 아니고, 단지 그 당사자가 소속된 종단에 불과한 바, 이 사건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조계종의 명예권 등이 일부 침해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간접적인 침해에 불과하거나 그 침해 정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PD수첩' 방송의 공익성도 인정했다. 법원은 "MBC는 조계 종단의 총무원장이나 고위 승려들의 비위행위에 관한 의혹 제기를 통해 조계종 종단의 투명성 및 도덕성 향상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추구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법부는 'PD수첩'의 취재가 근거 없는 막연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치밀한 취재를 통해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PD수첩'이 객관적 및 주관적 자료들을 나름대로 상당히 수집했고 이를 근거로 제시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PD수첩'이 충분한 반론 기회를 부여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PD수첩'이 "조계종을 포함해 설정, 현응에게 반론의 기회를 부여했다고 보이고, 그럼에도 조계종 및 설정, 현응 스님 등이 반론 기회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사법부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 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의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한다"며 "'PD수첩' 프로그램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방송을 금지시켜야 할 정도로 허위성이 있거나 프로그램이 공공의 이익이 아닌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표현의 자유 수호에 무게를 뒀다.

한학수 PD가 진행하는 'PD수첩'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한 성역 없는 취재를 지향하는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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