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5월 첫날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는 속된 말로 '박 터지는 싸움'이었다. 3위였던 LG는 8연승까지 했던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권 팀을 추격하기 위해, 5위였던 한화는 피 말리는 중위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각 승리가 절실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LG가 3회 양석환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냈지만 한화가 곧바로 3회말 호잉의 3점홈런 등으로 4점을 내 역전했다. 이후 호잉의 연타석 홈런이 터지며 한화가 6-1로 앞서 무난하게 승리하는가 했으나 LG도 중반부터 맹추격에 나섰다. 결국 한화가 LG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6-5로 신승했다.

   
▲ 사진=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이 경기 결과 LG는 3위는 지켰으나 1, 2위 두산·SK와 승차가 4.5~3.5게임으로 벌어졌다. 한화는 4위로 한 계단 올라서면서 LG에 2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맞붙었다. 6경기 등판에서 1승도 못 올렸던 롯데 듀브론트와 KIA의 외국인 에이스 헥터가 선발 맞대결해 KIA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 하지만 롯데는 듀브론트가 7이닝 무실점으로 국내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한데다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번즈가 2루타와 3루타로 결정적인 2타점을 올려 4-0 완승을 거뒀다.

롯데는 9위에서 8위로 다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LG, 한화, 롯데의 행보에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들 세 팀이 드러내놓고, 또는 은근히 순위 경쟁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4월 20일 NC전부터 28일 삼성전까지 8연승을 내달렸다. 거침없는 연승 바람을 타고 3위로까지 올라섰다. 29일 삼성전에서 5-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8로 역전패했고, 5월 첫날 한화에도 일격을 당해 2연패로 주춤거리긴 했지만 LG의 최근 기세는 놀라웠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투수력에 김현수가 주축이 돼 타선의 짜임새까지 갖춰지면서 외국인타자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승수 쌓기에 속도를 냈다.

한화는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으면서 중위권 버티기를 하고 있다. 객관적 전력 열세 평가 속에 순위 하락의 고비도 있었지만 외국인 타자 호잉이 펄펄 날며 타선에 무게감을 실었고, 샘슨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준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LG전 승리로 5할 승률(15승 15패)을 맞춘 것도 의미가 있다.

LG, 한화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탈락 팀인데다 올 시즌을 앞둔 전망에서도 후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두 팀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반면 롯데는 지난해 3위를 했고 올해도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 받았던 팀이다. 예상 외로 개막 7연패에 빠지는 등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그래서 최근 연이은 위닝시리즈로 상승세를 탄 것이 주목된다. 꼴찌로 떨어져 있던 순위도 8위로 끌어올렸고 승패 마진도 -4(13승 17패)로 많이 줄였다.

특히 롯데는 최근 10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7승 3패로 LG(8승 2패) 다음으로 좋았다. 이대호가 폭발적인 타격으로 집단 슬럼프에 빠졌던 거인 타선을 깨우자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아졌고, 부진했던 선발 투수진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다 마무리 손승락이 혼신을 다해 뒷문을 지킨 결과다.

LG 한화 롯데는 현재 프로야구 판도 변화의 중심에 있는 팀들이다. 이들 세 팀은 돌풍의 크기를 키울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팀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까. 흥미진진한 5월 레이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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