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 다루는 금융회사, 업계판도 바꿀 가능성 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자리에도 변화가 닥쳐올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경우 2022년까지 128조원, 2030년까지 최대 460조원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로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본지는 '금융 규제 올가미를 벗고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한다'는 주제로 금융업권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퀀텀점프 코리아 2020]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해외 사례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향후 미국 금융산업에서 인공지능(AI)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경영의 고도화 및 효율화를 지향‧달성하는 금융회사가 업계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금융브리프에 게재된 ‘미국 금융산업에서의 소매금융서비스 AI 활용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미국 금융산업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왔으며, 특히 다양한 소매금융서비스 분야에서 AI가 활용돼 왔다.

   
▲ 사진제공=ING생명


대표적으로 AI가 활용되고 있는 소매금융서비스 분야는 부정감지 및 여신심사와 관련된 데이터분석과 고객응대를 부분적으로 자동화한 챗봇(Chatbot), 후선업무의 사무작업을 대체하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RPA) 등이다.

AI가 금융산업에서 활용되는 경우 다양한 정보에서 장래 사용가치가 있는 지식을 발견하는 AI의 학습기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가 학습하는 체계를 지칭하는 기계학습이 금융업에서 일찍부터 활용되고 있는 분야가 ‘부정감지’와 여신심사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데이터분석’ 업무다.

특히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부정거래의 특징을 학습하는데 인간이 구축한 기존의 모델보다 정밀도가 높으며, 데이터분석을 자동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부정거래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신용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비자의 경우 기계학습을 이용해 부정감지를 실시간으로 행하고 있다. 비자의 추계에 따르면 기계학습의 도입으로 연간 약 20억 달러의 부정거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학습을 직접적인 데이터분석 뿐 아니라 대량의 텍스트를 분석해 언어 간의 관계와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언어처리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언어처리 능력을 이용해 개발되고 있는 것이 바로 챗봇이다. 스마트폰 전용애플리케이션, SNS 메신저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능하며, 콜센터 업무 등을 지원한다.

또한 종업원이 행하는 광범위한 후선업무의 사무작업을 대체하는 기술로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RPA다. 사무작업 시간을 단축시키고 인간의 작업에 따른 부주의한 오류를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JP모건은 법인대상의 대출계약서 내용을 자동적으로 확인하는 COIN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골드만 삭스는 신규주식상장에 관한 업무절차를 127개 단계로 분류해 이중 절반을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고 있다.

이광상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통신기술 솔루션 공급업체인 Bank AI가 은행과 신용조합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터분석이나 챗봇, RPA에 대한 AI 적용을 시행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는 비율이 과반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미국 은행업계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현재 시점에서 32%에 그쳤으나, 3~5년 후에는 86%, 5~10년 후에는 100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미국 금융산업에서 AI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경영의 고도화 및 효율화를 달성하는 금융회사가 업계의 판도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