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상장에 이어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하자 장외 주식시장에서 비상장 주식을 미리 사들여 상장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비상장 주식의 경우 정보가 제한된 데다 상장 주식 거래와 달리 양도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투자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29일 장외주식 중개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다음과의 합병 소식이 전해진 지난 27일 장외시장에서 카카오의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2만4000원(20.69%) 오른 14만원까지 올랐다. 삼성SDS의 경우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난 8일 22만5000원을 기록하며 전일(14만9600원)에 비해 50%나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장외 주식시장이 들썩이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을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특히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삼성자산운용, 삼성메디슨 등 삼성그룹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섣불리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철저한 기업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약품 제조업체 씨트리의 경우 거래소의 기술성 평가 상장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한 코스닥시장 입성이 무산됐다. 상장 추진 소식에 강세를 보였던 씨트리의 주가는 특례상장 불발 소식에 하루 만에 ‘반토막'으로 전락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상장 기대감만 갖고 무작정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가 IPO 계획이 틀어지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상장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 종목을 엄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장사의 경우 공시를 통해 분기별 실적 및 주요 경영 사항을 알리지만, 비상장사에 대한 정보 접근은 제한돼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 문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상장 주식의 경우 엄청난 시세 차익을 올리더라도 양도세를 내지 않지만, 장외주식은 양도차익의 10%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더욱이 여기에다 0.3%의 증권거래세도 부담해야 한다. 비상장사의 대주주가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 매각한다면 양도차익의 30%를 내야 한다.

심 대표는 "비상장 주식거래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 계좌이체가 이뤄져 해당 자료가 국세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자가 세금을 신고 납부해야 한다"며 "역설적이긴 하지만 세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상장할 때 까지 주식을 팔지 않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외 주식 거래는 부동산 투자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며 "고급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를 때 집을 팔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