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매매 공방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이 함께 매수하는 종목들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부터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해 28일까지 1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뒤 15일부터 28일까지 총 2조1071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자 15일부터 '펀드 환매'에 들어가며 지난 28일 매수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연일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15일부터 28일까지 1조2984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여의도 증권가/뉴시스

이처럼 매매 공방을 펼치면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 매수'에 나선 종목들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관은 15일부터 28일 10거래일 동안 네이버(838억8580만원 순매수)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동안 외국인 투자자들도 네이버를 366억2428만원이나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규모가 모두 1205억1008만원에 달했다.

네이버는 이달 28일 77만8000원으로 마감, 14일 종가(75만8000원)보다 2만원(2.63%) 올랐다. 이는 코스피가 같은 기간 2000선을 오르내리며 겨우 0.31% 상승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706억7057만원)과 삼성증권(436억639만원) 등 삼성그룹주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증권의 주가 역시 각각 12.97%, 8.90% 뛰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넥센(437억1886만원), 롯데케미칼(226억5053만원), 현대제철(34억7450만원) 등을 동반 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넥센은 10.02%, 롯데케미칼은 3.03%, 현대제철은 1.03% 상승했다.

삼성증권의 홍승표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투자자들이 70만원 초반이 적정 매수가격으로 보고 삼성그룹주들은 지배구조 이슈가 주목받다 보니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개인이 무조건 외인·기관 동반 매수 종목을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함께 매수한 종목들의 경우 동시에 차익매물이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들은 개인이 얻기 힘든 정보를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매수세가 추세를 이룬 경우에는 투자에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펀드 환매'는 계속될 것이며 이런 매물을 외국인이 얼마나 받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다음 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적 통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