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를 위반했다는 금융당국의 잠정 결론이 나오면서 지난 2일 주가가 17% 폭락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 여파가 비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단일종목 뿐 아니라 바이오주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을 잠정 결론 냄에 따라 시장의 파장이 확산일로에 있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 완료 후 조치 사전 통지서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회계감사인 삼정PwC, 딜로이트안진 등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오른쪽부터), 김동중 전무, 심병화 상무가 취재진 질문 답변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년간 이어진 특별 감리결과는 ‘회계처리 위반’으로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도 가능한 사안이다. 현실적으로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나, 삼성 계열사의 핵심고리로 손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들의 감사를 받아 나온 결과여서 나비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안은 이번 문제가 단순히 회계처리 규정 위반사항으로 끝나는 문제인지 아니면 고의적 분식회계, 쉽게 말해 회계사기로까지 확대될 것인지다. 후자일 경우 단순 과징금 부여로 끝나긴 어려워 보인다. 

핵심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은 종속사인 ‘삼성바이오에스피’의 장부 반영 문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초 종속사였던 바이오에스피를 ‘관계사’로 바꾸면서 회사 투자가치를 시장 가격으로 환산해 장부에 기록해 대규모 흑자전환에 성공한 과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가 단순한 회계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삼성그룹 경영권과 관련된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쇼크를 받은 것은 시장이다. 지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무려 17% 급락했다. 시가총액 30조원에 육박하는 대형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문 폭락세다. 장중에는 낙폭이 약 2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뿐 아니라 기타 바이오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셀트리온(-2.40%), 셀트리온제약(-3.34%), 셀트리온헬스케어(-3.12%) 등 셀트리온 3형제를 비롯해 한미약품(-3.33%), 네이처셀(-7.65%), 차바이오텍(-6.74%), 코오롱티슈진(-7.05%), 신라젠(-3.33%) 등이 모두 내렸다.

바이오주들의 동반 약세는 바이오사들의 회계처리 방식이 단순히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미 금감원은 현재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과도 계산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회계 감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폐로까지 갈 거라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면서도 “오히려 이번 사태가 삼성그룹 경영권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한편 바이오기업들의 회계관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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