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 통해 38명 지원자 중 9명 추려…중순께 최종 3명 선정
대우건설 출신 선임 가능성 높지만 '낙하산 인사'도 배제 못해
45년 공든 탑은 무너지고 있다. 건설명가의 명예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벼랑 끝으로 내 몰린 대우건설이 신임 사장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어느 때보다 신임 사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공모 과정부터 철저한 감시와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우건설 신임 사장 인선 과정과 매각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해외 부실이 드러나며 한 차례 매각 무산 사태를 겪은 대우건설이 사장 선임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대우건설 제공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해외사업 부실이 드러나며 한 차례 매각 무산 사태를 겪은 대우 건설이 이번에는 사장 선임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선임 과정이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는 까닭에, 회사 정상화를 이끌 인물 보다는 정‧관계 인맥을 중심으로 한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사장 후보 지원자 38명 중 서류 전형을 통해 9명을 후보군으로 추렸다. 추후 세부 검증 절차와 면접 등을 거쳐 이달 중순께까지는 3명 정도로 최종 후보자를 압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사장직은 지난해 8월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은 박창민 사장이 사퇴한 뒤 9개월째 공석이다. 대우건설 내부 사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물을 산업은행이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선임한데 따른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사장은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었다. 

산업은행은 이번 대우건설 사장 선임에 있어 국내외 건설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건설업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통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되 도덕성까지도 검증할 것임을 공표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신임 사장 후보에는 대우건설 출신이 대거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매각 실패의 후폭풍을 딛고 대우건설을 빠르게 정상화시켜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 상황이기 때문.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 조직 및 인력 관리를 통해 효율성 제고, 신사업 개척 등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후보군으로 언급된 9명은 대우건설 전직 임원 출신, 현직 임원, 외부 출신 등으로 나뉜다. 전직 임원 출신에서는 이경섭 전 대우건설 본부장(전무), 원일우 전 부사장(한양 사장), 박의승 전 부사장, 조응수 전 부사장, 박영식 전 대우건설 사장 등이 거론된다. 내부 임원 중에서는 김창환 주택건축사업본부장, 김상렬 전략기획본부장 등 1~2명이, 외부 출신으로는 김선규 전 현대건설 부사장, 우상룡 전 GS건설 플랜트총괄 대표 등 3∼4명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하지만 사장 선임 작업이 속도를 낼수록 불협화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정‧관계 인맥이 화려한 후보들이 많아 '낙하산 인사'가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예를 들어 박의승 전 부사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고교 동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는 고교 동기다. 우상룡 GS건설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교 동기, 김선규 전 현대건설 부사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덕수상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사장 공모와 관련해 정치권 줄대기가 한창이라는 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라며 “회사 정상화로 가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데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등으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건설 차기 사장은 사외이사 2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 2명, 외부 대학교수 1명 등으로 구성된 사추위가 후보자 검증 및 개별 면접심사를 진행한 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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