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날 '잠실 더비'가 열린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어린이날이 포함된 4일~6일 잠실구장에서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잠실구장을 공동 홈으로 사용하는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는 라이벌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매년 어린이날 서울 지역의 더 많은 팬들이 자녀와 함께 프로야구 라이벌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게 두산-LG전을 고정 매치업 시켰다. 

두 팀의 어린이날 맞대결 시작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더블헤더로 두 경기가 연달아 열리면서 KBO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1997년은 건너뛰고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어린이날 시리즈가 펼쳐져 치열한 라이벌전으로 많은 가족 단위 야구팬들을 잠실구장으로 불러모았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는 쉬었던 두산-LG의 어린이날 시리즈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 어린이날 맞대결을 이어오며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역대 잠실 어린이날 시리즈의 상대 전적에서는 두산이 32승 1무 25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지난해 어린이날 3연전에서는 LG가 싹쓸이 승리했다.

   
▲ 사진=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올해 어린이날 시리즈는 두산과 LG 모두에게 전통의 연고지 라이벌전이라는 의미 외에 순위 레이스에서도 중요한 시점에서 만나 더욱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두산은 현재 22승 10패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2위 SK 와이번스에 반게임 차로 추격당하고 있어 선두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LG전 우세가 필수다.

LG는 지난주까지 8연승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롤 보이다 최근 4연패에 빠졌다. 18승 16패로 3위였던 순위도 4위로 떨어졌다. 하락세를 막고 재반등하기 위해 라이벌 두산전 승리만큼 좋은 계기도 없다. 

올해 두 팀은 이전까지 두 번 만나 두산이 모두 이겼다. 4월 3일 시즌 첫 맞대결에서 두산이 5-4로 이겼고, 이튿날 다시 6-3으로 승리를 챙겼다. 4월 5일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두산은 LG전 연승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려 할 것이고, LG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또 하나, 이번 두 팀의 어린이날 시리즈는 특별한 것이 있다. 두산 소속이었다가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현수의 존재다. 김현수가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두산에서 뛸 때 어린이날 잠실 라이벌전을 관람하며 두산을 응원했던 어린이가, 이번에 다시 잠실구장을 찾는다면 LG 유니폼을 입고 뛰는 김현수를 묘한 심정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라이벌전이 갖는 묘미라 할 수 있다. 

올해 어린이날 시리즈의 홈팀인 LG는 두산을 도발할 만한 '유니폼 이벤트'를 준비했다. 'SEOUL'을 새긴 새 유니폼을 5월 5일 어린이날, 바로 두산전에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들(LG 두산 넥센) 가운데 LG가 원조이자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유니폼을 통해 드러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모토 아래 열리는 어린이날 잠실 시리즈는 두산과 LG의 이런저런 사연들이 얽혀 올해 더욱 뜨거운 열기를 뿜어낼 전망이다. 물론 어린이날 당일에는 어린이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언제나처럼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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