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승무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할 것"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 진에어가 기내면세품 판매 과정에서 미결제 된 부분에 대해 승무원이 직접 수금하던 시스템을 전면 중단했다. 이외에도 객실승무원의 유니폼 피팅을 금지하는 등 그동안 제기된 불만 사항을 적극 개선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승무원 유니폼 제작을 일시 중단했다. 제작이 완성된 신규 유니폼에 대한 승무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내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앞서 진에어 유니폼 태스크포스(TF)팀은 지난 4일 객실승무원에 신규 유니폼 피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신규 유니폼에 대한 개인별 사이즈 피팅은 현직 승무원들의 추가 의견을 듣고 검토하기 위한 이유로 일시 중단됐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또 승무원들이 기내 면세품 판매시 미결제된 부분(판매금액 부족)'에 대해서 직접 수금하던 것을 담당 부서로 이관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진에어 여객본부장은 지난 3일 객실승무팀에 이메일을 보내 "기내판매 문제와 관련해 승무원이 승객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기내판매 금액의 차액에 대해서도 개인이 부담하는 일이 없도록 사내규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진에어는 기내면세품 판매 과정에서 미납액이나 차액이 발생하면 승무원이 직접 해당 승객에게 연락해 개인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에 해당 승무원들은 개인정보 등 피해가 극심하다며 불만을 제기했고, 최근 단톡방 제보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측이 적극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내부고발로 각종 비리가 폭로되고 있는 대한항공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진에어 안팎에서는 직원들의 불만사항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한 점에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에 재직중인 한 승무원은 “현재 유니폼 외에도 청소, 진급규정, 현장직 근무자와 내근직 근무자간의 갈등 등 여러가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그나마 일부 문제들에 대해서 사측에서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밖에도 국내선 청소에 승무원들을 무임금으로 투입한다는 의혹 등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진에어의 이번 조치들은 모두 사내 임직원들이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진에어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을 개설한 다음날 내려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다른 계열사 대한항공의 경우, 임직원들이 'SNS 단톡방'을 개설, 그간 조 회장 가족에게 당해온 갑질과 업무 중에 목격한 편법·불법적인 행태를 잇따라 제보함에 따라 당국으로부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지난 4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저항을 상징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채로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주최 측은 당초 집회 참가 인원을 100명으로 예상했으나 500여명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빼곡이 채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오너일가의 갑질 등 부조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진에어도 내부고발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동안 항공업 종사자들이 쉬쉬해오던 열악한 근무실태 및 처우 개선 의지가 표출되면서 하나둘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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