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10년간 중단됐던 ‘남북경협사업’ 재건에 본격 속도를 낸다.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그룹의 경험과 역량을 살려 사업재개를 준비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 현정은 회장.
8일 현대그룹은 최근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TFT’를 구성해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남북경협 운영부서와 현대경제연구원 남북경협 연구부서, 전략기획본부 각 팀, 그룹커뮤니케이션실 등 그룹 및 계열사의 경협 전문가들이 실무조직을 구성, 역량을 총집결해 남북경협사업의 주요 전략과 로드맵을 짤 계획이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TFT는 매주 1회 정기 회의를 통해 남북경협 관련사안이 발생 시 수시 회의를 소집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기존 사업들의 분야별 준비사항과 예상 이슈를 점검하기로 했다.

남북경협사업 전문기업인 현대아산도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별도로 구성했다. 북측과 맺은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토대로 향후 전개할 다양한 남북경협사업을 검토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최고의사 그룹 TFT 운영에 발맞춰  내부 관련 조직 정비 등 전사적인 세부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번 TFT 개설과 관련 “남북경협사업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고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를 준비 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계승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금강산·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SOC 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TFT는 현대그룹의 핵심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20여 년간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2000년 8월에는 현대아산이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7대 SOC 사업권 획득하고 원산·통천지구 협력사업 개발에 관한 합의서도 맺었다. 사업 기간은 최소 30년 이상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현대아산은 관광객 195만 명과 개성 관광객 11만 명을 유치하는 등 남북 경협 사업에 주력했다. 2002년부터 2008년 까지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의 북측구간에 대한 자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등 건설 인프라 분야에도 직접 참여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0년간의 사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의지와 확신으로 준비를 해온 만큼 사업재개를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남북경협이 남북 관계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 분위기 호전 등의 따른 여건이 성숙되어야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현정은(왼쪽)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 조직도 ./사진=현대그룹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