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50만㎡ 부지에 공장 건설…올레핀·폴리올레핀 생산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가 2조7000억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에 공동 투자한다.

9일 양 사에 따르면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와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 신설 투자합의서에 공동 서명했다.

양 사는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추가 출자, 오는 2021년 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평) 부지에 공장을 건설한다.

이번 합의로 롯데케미칼은 미국·중앙아시아 에탄크래커(ECC) 사업 및 동남아 납사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정유 잔사유 크래커 사업에 투자해 지역 거점 강화를 도모하게 됐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를 최소로 투입하면서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부생가스·액화석유가스(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할 수 있어 납사크래커(NCC)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NCC는 각종 플라스틱 소재가 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만드는 북미 지역의 ECC 등 저가 원료 기반의 유사 시설들이 공격적으로 증설되는 추세다.

   
▲ (왼쪽부터)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석유화학사업(HPC) 투자합의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는 특히 납사보다 20% 이상 저렴한 탈황중질유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개 정유사만 생산하는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이자 경유와 벙커C유 중간 성상의 반제품으로 불순물이 적어 가동 단계에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2022년 영업이익을 2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현대케미칼은 이를 통해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말 기준 세계 7위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이며, 신흥개발도상국인 동남아를 비롯 전세계 법인과 지사의 판매 네트워크가 매우 뛰어나 합작법인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사는 일일 최대 1만1000명·연인원 320만명이 공사에 참여하게 되며, 설비 가동에 따라 1500 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는 등 서산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데 역사적인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의 성공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정유사와 화학사의 장점을 결합, 국내 최초의 정유-석유화학 합작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사는 지난 2014년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를 생산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현대케미칼을 합작, 2016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지난해 영업이익 2670억원의 실적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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