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취소위약금 부과후 '노쇼고객' 크게 줄어
"운영비 부담 소비자에 전가" 부정적 반응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이 7월부터 항공권을 예약하고도 별도의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는 승객을 대상으로 ‘노쇼(No-Show·예약 부도)’ 위약금을 2배 상향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7월부터 각종 수수료 규정 변경과 함께 노쇼 위약금을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최근 국토교통부에 신고했다. 지난 2016년 4월 노쇼 위약금 제도를 신설한 지 2년만이다. 

   
▲ 사진=에어부산 제공


위약금이 적용되는 노선은 한국발·해외발 국제선 항공권과 국내선 전 항공권이다. 국내선의 경우 개인 여객은 8000원, 단체 여객은 1만원을 부과하며 취소시점은 모두 출발 20분 전까지 해당될 예정이다. 노쇼 위약금은 항공권 환불 수수료와는 별개로 부과되는 돈이다.

에어부산의 이번 위약금 상향 조치는 미탑승 고객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과 항공사 측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쇼 위약금은 항공기 출발 전까지 예약 취소를 통보하지 않은 미탑승객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 예약부도가 발생하면 항공사는 어쩔 수 없이 공석으로 비행기를 띄워야 하고 승객들 또한 좌석 선택 폭이 줄어드는 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무분별한 예약부도로 탑승 기회를 놓쳤던 승객들의 선택 폭이 확대되고 선진 예약문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의 위약금 규정 강화에 대해 항공업계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예약 부도로 항공사들의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고 탑승객으로서도 좌석 이용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노쇼 제도는 각 항공사 내부 규정상으로 존재해 왔을 뿐 정작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데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6년 첫 예약부도 수수료 제도를 실시한 이후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비슷한 위약금 체계를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이 창립 9년만인 지난해 1월 처음 위약금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항공사들의 노쇼 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실제 에어부산이 예약취소 수수료 부과 전후로 예약부도율 추이를 비교한 결과, 지난 2015년 1.5% 수준에서 1% 미만(지난해 기준)으로 줄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예약부도 위약금 제도를 확대 후 예약부도율이 각각 41%,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 노쇼 수수료 제도가 순기능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사 내 운영비용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는 부정적 반응도 제기되고 있. 항공업계가 산정한 예약부도 수수료는 약 10만원 안팎으로, 예약부도 문제가 위약금을 인상하는 형태의 단기적 제도 추진일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에어부산의 경우 최근 무료로 제공되던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등 서비스모델을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현장의 불만도 예상된다. 에어부산의 한 고객은 “에어부산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낮은 수수료와 무상 제공 서비스 때문이었는데 위약금 등 고객 부담금을 늘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티웨이항공에 업계 3위 자리를 내준 상황에서 본격적인 수익 추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대형항공사와 달리 값싼 항공운임을 제공하는 대신 더욱 많은 항공편을 제공하고 유상 부가서비스나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며 "에어부산의 경우 최근 도입하기 시작한 유상 부가서비스와 더불어 이번 위약금 인상이 공격적 수익 모델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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