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안까지 6차례 대책
강남4구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서울 집값 잡아
일률적인 규제에 지방 집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세 지속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서초구 아파트값 6개월만에 하락…송파는 보합(4월5일). 강남4구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집값 약세 본격화 되나?(4월19일). 강남4구 아파트값 8개월만에 일제히 하락(4월26일). 재건축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5월5일).

최근 본지가 보도한 아파트값 관련 기사다. 모두 한국감정원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4월 이후 최근 보도된 기사들이다.

이처럼 상승행진을 멈출 기미가 없던 서울 아파트값, 특히 강남권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4월 들어 순간에 달라진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4월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0.37% 올랐다. 하지만 상승폭은 전달(0.77%)에 비해 반토막으로 줄었고, 1월(1.34%)이나 2월(1.39%)에 비하면 더더욱 의미가 떨어지는 상승률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조정 국면 또는 하향 안정세로 접어드는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약효'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한 집값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세가 최근 진정세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 내놓은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모든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던 서민주거안정을 논외로 할 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한 달여 만에 '6.19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6번의 굵직한 대책을 쏟아냈다. 

대책의 핵심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어렵게 하거나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 청약자격 요건 강화,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이다.

한 마디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직접 언급했듯이 투기세력(?)과의 전쟁이었던 셈이다.

처음으로 내놓은 6·19대책은 청약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10% 낮추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대출을 쉽게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어 나온 '8·2 부동산대책'은 △서울 전지역·경기도 과천·세종시투기과열지구 지정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 투기지역으로 지정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청약1순위 자격 요건 강화 및 전매제한 등이 핵심이다.

당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다 담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도 이때 발표된 내용이다.

이어서 나온 가계부채 종합대책(10월24일)과 주거복지로드맵(11월29일),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12월13일) 그리고 올해 2월 나온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대책도 제목만 다를 뿐 같은 연장선상이다.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관련 주요 정책 /자료=국토교통부


이 같은 정부의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규제에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시장도 결국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보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차별화(양극화)로, 지방 집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서울과 부산이 다르고, 경남에서 지역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다 다르다"며 "주택정책을 서울에만 맞추다보면 지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주택시장이 매수보다는 매수세가 우위인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이런저런 규제로 주택시장이 더 침체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강남 집값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지방 주택시장은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 그래서 문재인 정부 1년 부동산 정책을 놓고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28%)는 답보다 잘 못하고 있다(33%)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직후 진행한 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44%)가 부정적 평가(23%)보다 훨씬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집값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값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며 "최근 위축된 거래를 정상화하고, 지방 주택시장을 안정 시키는 정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