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박형준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철학 없다" vs 유시민 "현실의 이해관계 때문"
2018-05-11 02:53:00 | 이동건 기자 | ldg@mediapen.com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썰전' 박형준·유시민이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지금의 교육정책에 대해 평가했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
박형준은 "현재 교육정책에는 철학이 없다"며 "완전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교육 제도도 혁신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대학입시제도 수정이 교육 개혁의 전부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입시제도는 과거에도 많이 만져왔고, 어떻게 만지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근원적인 교육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고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평가했다.
이에 유시민은 "저는 좀 다른 의견"이라며 "우리나라 교육 개혁이 안 되는 건 철학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현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유시민은 "학력별 임금 격차가 크고 명문대학 출신들이 사회를 다 잡고 있는 상황이다. 무슨 제도를 도입한들 명문대학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열망을 가라앉힐 수 없다"면서 "철학이 없어서 교육제도가 이렇게 된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건 경쟁 시스템으로 수십 년간 해왔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못 대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등학교 입시를 없앤 것처럼 어떤 독재자가 '대학 전부 평준화해'라고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한 손을 못 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되도록 뭘 하지 말라는 의견을 내고 싶다. 확실히 실현 가능하고, 집행 가능하고, 국민 다수가 압도적으로 동의하는 아이디어를 찾기 전까진 지금까지 해오던 교육 제도의 틀에서 큰 변화를 주지 말고 그냥 가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자 박형준은 "바로 그거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해도 좋다"면서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지 않나.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교육제도의 안을 장기적으로 세워보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
박형준은 "시행 시기도 급하게 서두를 필요 없다. 문재인 정부 끝나기 한 해 전도 좋고, 끝나고 나서도 좋다. 교육제도의 안을 완성해서 실행 가능한 준비만 해준다면 문재인 정부는 엄청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준비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유시민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를 미국의 총기 문제와 비유했다. 그는 "민간이 총기를 갖게 하는 건 어리석지만, 이미 갱들이 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도 총을 가져야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 교육제도도 똑같다"라며 "진짜 멍청한 제도고, 아이들을 학대하는 제도다. 그런데 전부 이 시스템으로 사회의 지배층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지배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도 그 점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끝나기 1년 전까지라도 교육제도에 대한 모든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좋은 안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그 전까지는 미세 조정만 하면서 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썰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