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홍콩아가씨'를 부른 원로가수 금사향(최영필)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염정훈 대한가수협회 장례위원장은 10일 "금사향씨가 이날 오전 일산 요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29년 평양에서 태어난 금사향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자수로 일하던 중 지인들의 권유로 1946년 '조선 13도 전국 가수 선발대회'에 참가, 1등을 차지했다.

이어 1948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1기 전속가수로 뽑혀 활동했으며, 데뷔곡 '첫사랑'으로 유명세를 탔다.

예명 금사향(琴絲響)은 작사가 고려성(1917~1977)이 지어 준 이름으로,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란 뜻이다.


   
▲ 사진=연합뉴스


특유의 고음과 비음 섞인 창법으로 1950~1960년대를 풍미한 금사향은 6·25 전쟁 중인 1952년 '님 계신 전선'을 발표하고 전국을 돌며 위문 공연을 펼쳤다. 당시 한국 가수 최초로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전장을 누볐다.

금사향은 한국전쟁 당시 위문 공연을 하러 다닌 공훈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도 선정됐으며, 2012년에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대표곡은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홍콩 아가씨'다. 1954년 부산 도미도 레코드사에서 녹음한 이 곡은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삽입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1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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