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한국지엠, 수입차 상위 브랜드에 추월당해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 본격화 이후 '혼전' 예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일부 국산차의 판매량을 넘어서며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 양대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점유율은 이미 일부 완성차 업체를 넘어선 상태고, 판매 재개에 돌입한 아우디도 빠르게 판매를 늘리고 있어 수입차의 시장 잠식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부 국산차의 판매량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1일 관련업꼐에 따르면 4월 완성차 5사와 수입차 24개 브랜드의 판매실적을 포함한 국내 자동차 판매실적(상용차 전문업체 제외)은 총 16만120대로 전년 동월대비 4.8% 증가했다. 

이 중 완성차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등 다섯 곳의 판매실적은 13만4197대로 1.1%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차는 2만5923대로 29.3%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6만3788대, 기아차가 5만4대, 쌍용차가 8124대로 1~3위에 올랐다. 그 뒤로는 벤츠가 7349대의 판매실적으로 완성차 두 곳을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르노삼성은 6903대의 판매실적으로 5위에 자리했고, 6위는 6573대를 판매한 BMW가 차지했다. 한국지엠은 수입차 2개사에 밀려 7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2~4월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철수와 법정관리 위기 등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다지만 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수입차 브랜드들의 기세는 매섭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월 3000~4000대 수준이면 수입차 업계 내에서 1위를 차지했었으나 요즘은 7000~8000대는 돼야 1위를 자신할 수 있다. 벤츠와 BMW가 이 선을 넘나들며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때 벤츠·BMW와 수입차 빅4를 형성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판매중단 사태에 따른 공백을 뒤로하고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다.  

특히 아우디는 실질적인 판매 재개 첫 달인 4월 2165대의 판매실적으로 단숨에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 그것도 전 모델 판매 재개가 아닌 A6 1개 차종 2개 모델만으로 이룬 실적이다. 아우디가 본격적으로 전 라인업을 국내 시장에 투입한다면 그동안의 대기수요까지 더해져 단숨에 벤츠·BMW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현대차가 시장 방어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며 비교적 성공적인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이들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세력 확장을 막는 데는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벤츠·BMW·아우디와 제네시스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별개 시장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처럼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판매를 빠르게 늘리며 '수입차가 아무리 잘 팔려도 국내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완성차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얘기는 옛말이 됐다.

2년 전만 해도 2%대에 머물렀던 벤츠와 BMW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4월 현재 4%대로 급상승했다. 신차 부재로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4.3%)과 법정관리 위기로 소비자가 대거 이탈한 한국지엠(3.4%)은 이들과 경쟁해야되는 처지가 됐다. 쌍용차(5.1%)도 안정권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며 다양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수입차들이 정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수입차들의 점유율 확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로 자리잡고 있어 앞으로도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완성차 3사는 수입차 상위 브랜드들과 순위를 다투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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