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무상급식및 교육 내걸어...후보별 이력 공약 살펴봐야

   
▲ 김규태 미디어펜 연구원
6.4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무소속을 제외하고 모두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당의 이념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후보들이기에 각 유권자가 선호하는 정당에 따라 그리 힘들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에 대한 최종판단은 후보들의 이력과 공약을 확인하고 난 뒤의 일이다.

문제는 교육감이다. 이들은 정치와 교육은 별개라는 전제 하에 정당 공천제라는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개인의 의지로 입후보한 사람들이다. 유권자는 선호하는 정당과 무관하게 교육감 후보 중 한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교육감 후보들의 이력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내 아이 내 조카 동네이웃집 청소년의 교육 환경과 교육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해당 광역단체 교육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련예산의 집행을 주관하는 지방교육청의 수장이다. 지방교육청은 광역단체 내 초중등교육의 전반적인 사안을 관장하고 각종 행정조치들을 통해 각 학교들과 협력하며 이들에 대한 광역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참고로 교육감이 매년 쓸 수 있는 교육 관련 예산은 유동적이다. 고정적으로 나오는 예산이 있지만, 필요와 사안에 따라 광역단체장이나 국회, 교육부의 협조를 얻어 더 많은 예산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교육에 정치적 성향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정당 공천제를 거치지 않았지만, 정작 교육감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 정치권의 힘을 종종 빌려야 한다는 점이, 교육감이 겪는 아이러니이다.

교육감을 선택할 유권자가 교육감이 수행, 관리하는 교육의 수혜를 직접 보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또한 맹점이다. 교육감을 선택할 유권자는 교육소비자인 미성년 학생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를 포함한 성인들이다. 여기에는 독신으로 살아가기에 아이를 키울 여지가 없는 유권자들도 포함된다.

결국 해당 지역의 유권자라면 후보 중 누군가를 교육감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선택에 따른 결과는 미성년 학생들 모두에게 간다. 그러기에 유권자라면 교육감 후보의 이력과 공약을 더욱 신중하고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온 후보들. 좌로부터 고승덕후보, 문용린 후보, 이상면후보, 조희연후보.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교육소비자-유권자가 있는 곳은 서울과 경기도이다. 두 군데를 합치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나라의 교육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 교육예산은 교육감 임기인 4년간 30조원에 달한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의 교육감 주요 후보들을 살펴보았다.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후보는 문용린, 고승덕 후보이다. 그 뒤를 조희연 후보가 뒤따르고 있다.

   
 

먼저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용린, 고승덕 후보의 이력 및 공약이다. 문용린 후보는 전형적인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다수의 교육 관련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교육학회 회장과 교육부장관 직은 오히려 덤으로 보일 정도다. 문 후보는 공약으로 안전 확보, 다양한 맞춤교육, 학생및 학부모의 선택권 확대, 교사 업무 경감 및 권익 보호, 교사임용 개방 및 교육규제 개혁 등을 내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선택권 확대 및 대안교육 확대 등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서 교육정책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권익 보호, 업무 경감, 임용 개방 등 교육 질을 담보하는 교사들에 대한 환경 마련 및 관련규제 개혁에 나섰다.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육서비스 공급자 개개인에 대한 조건을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문 후보는 교육전문가답게, 교육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아우르는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고승덕 후보는 문 후보와 달리 교육자의 길을 걷지 않았다. 전국에서 가장 똑똑한 수재라는 세간의 평대로, 변호사와 정치인의 길을 개인적으로 묵묵히 걸어왔다. 고 후보는 새학교 모델, 맞춤교육, 교사업무 경감, 빅데이터 활용, 안전대책, 발전기본계획 수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후보와 겹치는 공약을 제외하고, 고 후보는 정보기술(IT)업계의 최신 트렌드인 빅데이터 이슈를 차용했다. 다만 이 공약에 있어서는 관련 전문가들의 부재를 어떻게 메꿀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물론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미지의 공약, 새학교 모델 및 발전기본계획 수립 등에 대해서는 고 후보가 어떻게 펼쳐나갈지 관심이 간다.

조희연 후보의 이력 및 공약은 관련 내역은 다음과 같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지만, 조희연 후보의 교육 분야 경력은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라는 직함뿐이다. 교육관련 저서는 올해 단 1권 출간되었다. 반면 조 후보는 참여연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육원탁회의 등 정치이념이 개입된 경력을 다수 갖고 있다.

타후보와 겹치는 공약을 제외하고 조 후보가 제시한 공약의 골자는, 무상급식-친환경 급식 확대, 무상교육, 인권조례/인권교육 강화, 평등예산-학생평등 배정, 국제중 및 자사고 폐지, 교육의 공공성 강화, 사교육 억제,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 교육협동조합 등으로 정리된다. 조 후보의 공약은 무상-평등-공공성 등을 모토로 삼아, 급식 및 교육의 무상화, 예산 및 학생배정의 평등, 사교육 억제 등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전체적인 평등’을 꾀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나라의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기초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교육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어떤 교육이든 교육을 받고 스스로 판단하여 선택해 나가는 것은 학생 개개인의 의사와 생각에 달려있다. 그리고 교육의 질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사의 수준과 마음가짐에 좌우된다.교육은 근본적으로 ‘소비자로서의 학생 및 학부모’, ‘교사라는 공급자’, 이 두 바퀴로 굴러 간다.

선거는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후, 유권자들의 교육감 선택에 따른 결과는 유아부터 시작해서 미성년 학생들 모두에게 돌아간다. 그러기에 유권자라면 교육감 후보들의 이력과 공약을 더욱 신중하고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서울시 유권자들의 현명함을 기대한다. [미디어펜=김규태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