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1일 집권 후 2기 원내사령탑으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홍영표 의원(3선)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한 결과, 홍영표 후보가 총 투표수 116표 중 78표를 얻어 38표를 얻은 노웅래(3선·서울 마포갑) 후보를 40표차로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오늘 당선됐는데 국회 상황이 굉장히 긴박하다"며 "일단 우원식 전임 원내대표로부터 여야 협상 내용과 과정에 대해 얘기를 듣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해 야당 원내대표단을 오늘 중 찾아뵙고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리고 (원내대표단) 인선도 빨리 해야겠다"고 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공식적으로 취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2012년 18대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고 2017년 19대 대선에서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을 지냈던 홍 원내대표는 친문(親文)계 핵심으로 꼽힌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도 도전했다가 우원식 전임 원내대표에게 7표차로 석패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재도전을 결심하고 ‘표심잡기’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아 개혁 동력 확보를 위해 '힘 있는 원내대표'에 표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도 이 같은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홍 신임 원내대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아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을 핵심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와 한국GM 사태 등에서 협상력을 발휘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에서 야 4당과의 협치를 잘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닻을 올린 '홍영표호' 앞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 간 극심한 대립에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을 끊어내야 할 어려운 과제가 홍 원내대표에게 던져진 상태다.

전임 원내지도부가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며 특검법안의 내용 등은 차기 원내지도부에 넘긴다고 야당에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 사실상 원점에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 파행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과 각종 민생·개혁 법안, 지방선거 출마 의원들의 사직 안건 처리 등도 홍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꼽힌다.

5월 말부터 20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2년간 국회를 이끌 국회 의장단 배분을 포함해 상임위 조정 등 원 구성 협상도 온전히 홍 원내대표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29일로 임기가 끝나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야당의 견제가 시작되는 등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이 예고된 상태다.

민주당은 최다 의석(121석)을 가진 만큼 후반기 의장도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전에 의장 자리를 당연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살려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인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 등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민생·개혁과제 추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당·청간 긴밀한 협력으로 개혁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입법부에서 속도감 있게 드라이브를 걸어갈 수 있느냐에 현 여권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일단 홍 원내대표가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당·정·청의 유기적 협력을 이끌 적임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에 가려 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돼 집권 중반기를 맞아 당·청 간 건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는 것 역시 홍 원내대표의 또 다른 과제로 거론된다.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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