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국제유가 상승 등 수출경쟁력 악화 요소 산재
최저임금 급등·법인세 인상 등 국내요소 겹쳐 우려 증폭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경제성장률 3%대를 달성하고 올 1분기에도 1.1%를 기록하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으나, 우리 경제성장의 65%를 차지하는 수출이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장밋빛' 전망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500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원인으로는 기저효과와 선박 수출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4월은 수출업체들이 5월 초에 있었던 '황금연휴'를 대비해 물량을 조기에 밀어내면서 이례적으로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수출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선박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10.4% 증가했으며,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일반기계를 비롯한 주력품목들의 수출액이 두 자릿수 증가폭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KDI 역시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설비투자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지만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수출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그러나 향후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요소가 많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80원 가량 하락하는 등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경쟁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지적된다.

실제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의 업체는 일부 제품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18%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 역시 원화가치가 10% 상승하면 수출 품목의 가격이 1.9%포인트 상승하는 등 수출경쟁력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외환시장 개입정보 공개 요구 및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에 따라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중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에 유입됐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원화에 몰리면서 원화가치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3월말부터 원엔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자동차·가전을 비롯해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실적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 시나리오/사진=한국무역협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미국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수준에서 양국의 갈등이 마무리될 경우 한국의 총 수출은 0.03%인 1억9000만달러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국내에 끼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물량을 늘릴 경우 피해액은 4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데 따른 것으로, 한국무역협회는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될 경우 피해액이 수출의 6.4%에 달하는 367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대표단이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안 도출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양 국의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산유국의 감산과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에 따른 공급량 저하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할 경우 석유화학·정유부문의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는 각각 전날 대비 0.22%·0.26% 올랐으며, 현재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2년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이 대두되는 것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악재가 발생했다"며 "국내에서도 최저임금 급등 및 법인세 인상 등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킬 요소가 많아 향후 수출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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