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하면 떠오르는 도식적이고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죠. 그런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여기에 어떤 것을 더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장동건(42)은 곧 개봉을 앞둔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에서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을 맡았다. SBS TV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에서는 까칠하지만 로맨틱한 건축가 '도진', 허진호 감독의 영화 '위험한 관계'(2012)에서는 치명적 매력의 바람둥이 '세이판'을 맡았다. 모두 장동건이라는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물이었다.

   
▲ 우는남자 시사회, 장동건·김민희의 확 달라진 모습/뉴시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은 킬러 '곤'으로 변신했다. 곤은 불행한 과거 때문에 살인귀가 된 인물. 욕도 서슴지 않고 내뱉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그에게 일도 아니다. 피범벅이 된 채 총을 든 장동건의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는 '곤'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도전"이라는 표현을 했다. "훈련된 액션 연기를 선보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무엇보다 "곤이 단순히 멋있게만 보이는 역할이 아니었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감정적으로 깊은 부분까지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장동건은 "평소 이정범 감독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꼭 한 번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교를 졸업한 장동건과 이정범(43) 감독은 나이도 비슷해 호흡이 잘 맞았다.

'우는 남자'는 액션이 중요한 영화다. 이정범 감독은 전작 '아저씨'(2012)에서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액션을 선보이며, 장르영화의 쾌감을 극대화했다. 장동건은 '아저씨'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보고 촬영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니며 연습했다. 두 달 후 장동건은 그동안 연습한 액션을 이 감독에게 선보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에게서는 "이건 좀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동건은 이 이야기를 전하며 "당황스러웠다"며 웃었다. 그는 "'우는 남자'의 액션은 '멋진 액션'이라기보다는 '처절한 액션'"이라며 "'곤'이라는 인물의 감정을 액션에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전작과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한 건 장동건뿐만이 아니다. 장동건과 함께 '우는 남자'에서 주연을 맡은 김민희(32) 또한 마찬가지다. 김민희는 이전에 출연했던 영화 '연애의 온도'(2013)에서 평범한 은행원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편과 딸을 잃고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최모경'을 맡았다. 매우 장르적인 인물이어서 감정의 진폭이 크다.

   
▲ 우는남자 시사회, 장동건·김민희의 확 달라진 모습/뉴시스

김민희는 "'모경'이 가진 깊고 어두우면서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담감은 없었다"고 한다. "연기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것이다.

또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민희는 이정범 감독의 촬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연기가 맘에 들어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며 "그러면 배우는 알아서 한 번 더 찍겠다고 한다. 매우 지능적으로 배우를 괴롭힌다"고 웃겼다.

킬러가 실수로 어떤 사람을 죽이게 되면서 삶의 변화를 맞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우는 남자'는 6월4일 개봉한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는남자 시사회, 기대된다”, “우는남자 시사회, 이건 꼭 봐야해”, “우는남자 시사회, 보고싶다”, “우는남자 시사회, 투표끝나고 보러가야지”, 예매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