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자리한 인천 연수구, 미분양 가구 수 '제로(0)'
제주 국제학교 인근 아파트값, 서울 평균 아파트값 웃돌아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잇따른 규제로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제주도 영어교육도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국제학교 주변 주택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맹모(孟母)들을 앞세운 이른 바 ‘글로벌 교육 프리미엄’ 효과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학교는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해야만 입학자격이 주어지는 외국인 학교와 달리 내국인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외국 교육기관을 국내로 유치해 해외로 나갈 자녀들을 국내에서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국제학교의 설립 취지다.

송도 글로벌캠퍼스에는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등 5개 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학생 수는 총 1700여명. 채드윅국제학교 등에서는 유치원부터 초·중·고 정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 조성 사업은 1단계가 마무리됐으며, 해외 대학을 유치하는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에는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NLCS) 등 4개 국제학교가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기관들이 들어선 가운데 학생과 교직원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 또 NLCS는 ‘주니어 스쿨’(7~11세)을 내년 8월 오픈할 예정이며 싱가포르앵글로차이니스학교(ACS), 홍콩 라이프트리(Life Tree)도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NLCS)/자료=NLCS 홈페이지


국제학교들의 교육성과도 우수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국제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로스쿨, 주요 기업,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는 올해 졸업예정자 67명 가운데 57명이 미국과 영국, 일본 명문대 합격통지를 받았다.

국제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도는 주택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인천광역시의 미분양 가구 수는 1246가구에 달하지만, 국제학교가 위치한 연수구의 경우 미분양 가구 수가 ‘제로(0)’를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인천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910만원인 가운데 송도동은 3.3㎡당 1402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이 2.5% 상승에 그친 반면, 송도동의 경우 3.7%나 뛰었다.

아울러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국제학교 BHA와 바로 접한 ‘해동 그린앤골드’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3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7억원)을 웃돌았다.

이달 중 HDC아이앤콘스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선보이는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도 주목 받고 있다.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는 총 145실(116~135㎡) 규모 생활숙박시설로 제주영어교육도시 중심가와 이어지는 첫번째 길목에 위치한 가운데 1층에는 유럽풍 테라스형 상업시설 ‘아이파크 스토어’도 들어설 예정이다. 수요에 비해 주거시설이 부족한 가운데 생활숙박시설 등 아파트 대체 상품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조사에 따르면 국제학교 학부모의 52.6%는 학비 외에도 연 3000만원 이상을 제주에서 소비한다고 답했다”며 “구매력을 갖춘 수요가 있는 국제학교 주변은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밖에 없고, 글로벌 교육도시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지며 추가적인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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