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스티븐 연이 욱일기 논란에 거듭 사과했으나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배우 스티븐 연은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에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뤄서는 안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 사진=스티븐 연 인스타그램

   
▲ 사진=스티븐 연 인스타그램


이어 "많은 사람과 팬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됐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됐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스티븐 연은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됐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동일한 내용의 영어 사과문을 함께 게재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앞서 스티븐 연은 자신의 출연작인 '메이햄' 조 린치 감독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다. 해당 사진은 조 린치 감독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것으로, 사진 속 그는 욱일기 패턴의 셔츠를 착용하고 있어 이후 논란이 일었다.

스티븐 연은 자신의 SNS 활동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한국어·영어 사과문의 내용이 달라 진정성 문제가 제기됐고, 더욱 큰 질타를 받았다.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는 한국어 사과문과 달리 영어 사과문에서는 "엄지 손가락으로 페이지 넘기기 한번,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스크롤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속의 세상은 허술하다. 불완전한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표현한다는 점이 슬프다"는 해명성 내용이 담긴 것.

특히 한국 홍보 전문가로 활동해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스티븐 연의 1차 사과문을 두고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제대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스티븐 연이 2차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티븐 연의 사건이 오르내리는 등 대중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티븐 연은 오는 17일 개봉하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에 벤 역으로 출연한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버닝'의 공식 기자회견은 17일 오후 7시 30분 칸 현지에서 진행되며, 다음 날 한국 기자단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다.

스티븐 연이 욱일기 논란 후 공식 일정에 연달아 참석하는 가운데, 그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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