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미전실 해체"…1년 뒤 "컨트롤타워 필요"
일관성 없는 태도 논란…기업 경영 '간섭' 안 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존 미래전략실과 다른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초 이 부회장에게 미전실 해체를 강요했던 것과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김 위원장의 ‘일관성 없는 태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줄곧 제기됐던 ‘민간 기업 경영에 대한 간섭’이라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존 미래전략실과 다른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미전실에 대해 “막강한 권력 뒤에 숨겨진 커튼 뒤의 조직”, “대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관창구를 하면서 금력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구태의연한 조직”이라고 비난했던 발언과 상반되는 주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해 이 부회장에게 미전실 해체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의사결정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미래전략실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삼성 현대차 10대그룹 사장단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 부회장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청문회 자리에서 미전실 해체를 약속했고, 다음 해 미전실을 없앴다.

막상 미전실이 해체되자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해체는 이재용 부회장이 결단하고 실행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을 지배했던 것이 밝혀졌다는 식의 언급이다.

최근에는 또 입장을 바꿔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으로 쪼개진 ‘소미전실’ 시스템으로는 삼성이라는 거대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핵심은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 부활에 대한 필요성은 종종 제기돼 왔지만, 해체를 주장했던 당사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간섭은 ‘기업 경영 자유의 침해’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부가 민간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라며 “기업을 규제 대상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바라보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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