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투수 교체 실패로 대량 실점하며 초반 승기를 빼앗겼다. 결과적으로 선발투수를 너무 일찍 강판시킨 것이 악수가 됐다.

KIA는 16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한승혁을 3회 도중 강판시켰다.

1회초 이명기의 3루타에 이은 안치홍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KIA는 한승혁이 2회까지 1안타만 내주고 호투해 1-0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3회말 수비에서 한승혁이 다소 흔들렸다. 제구가 안되며 김혜성과 박동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로 몰린뒤 김규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 사진=KIA 타이거즈


다음 타자 임병욱을 2루수 땅볼 유도해 1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이택근에게 다시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1-2로 역전 당하고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한승혁은 다음 넥센 4번타자 초이스를 상대로 볼 2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그러자 김기태 KIA 감독은 곧바로 한승혁을 강판시키고 이민우를 구원 투입했다. 뜻밖이자 갑작스런 투수교체였다.

한승혁이 비록 3회 흔들리고 있기는 했지만 아직 경기 초반이었고, 1-2로 스코어도 한 점 차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한승혁의 제구 난조를 걱정해 빨리 마운드를 안정시키고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투수 교체를 단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민우의 제구는 더 좋지 않았다. 2볼을 떠안고 상대한 초이스를 그대로 볼넷 출루시켜 만루를 채우더니 다음타자 장영석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김민성을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투아웃을 만들며 한숨 돌리는가 했던 이민우는 송성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김혜성을 내야안타로 출루시켜 또 만루로 몰린 뒤 박동원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또 다시 밀어내기로 점수를 내줬다. 

KIA는 여기서 다시 마운드를 심동섭으로 교체했다. 심동섭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등판하자마자 김규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져 역시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헌납했다. 심동섭이 임병욱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하고서야 겨우 KIA의 길었던 3회말 수비는 7실점이나 한 후 마무리됐다.

한승혁은 1-2 상황에서 물러났지만 남겨뒀던 두 명의 주자는 물론 2볼 상황에서 교체됨으로써 초이스까지 책임주자가 돼 2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실점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떠안았다. 물론 KIA가 따라잡지 못하고 패하면 한승혁은 패전투수가 된다.

선발 투수가 벤치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볼넷이나 안타를 내주고 실점하면 당연히 교체가 된다. 하지만 한승혁의 교체는 너무 이른 감이 있었다. KIA의 빠른 투수교체 승부수가 구원진의 준비 부족, 또는 동반 부진과 겹치면서 가장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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